우여곡절 끝에 25일 열린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BIFF) 정기총회는 우려를 잠재우지 못했다.
예정된 안건은 무난하게 처리됐지만, 폐회에 앞서 진행된 ‘건의 및 기타토의’ 시간에 2014년부터 격화된 갈등이 그대로 드러났다.
서 시장이 의사봉을 친 이후 영화인들에게 발언권을 주자 영화단체연대회의 이춘연 대표가 ‘BIFF 정관 개정을 위한 임시총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하려 했다.
요구서는 지난 18일 서 시장이 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후속 조치를 요구하는 것이었다. 영화인 106명이 서명했다.
이 대표는 “독립성과 자율성이 보장되는 BIFF를 지키려고 달려왔다”며 “(오늘 정기총회에)정관 개정안건이라도 올렸으면 했는데 시일이 촉박해서인지 그 안건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 시장은 “정관 개정이라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한꺼번에 될 수도 있고 시간적 여유가 필요할 수도 있다”며 “요구서를 제출하면 효력이 발생한다. 시간적 여유를 가지려고 사무국과 논의해서 제출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요구서를 받아 달라’는 영화인들과 ‘당장은 안 된다’는 서 시장의 대화가 이어졌다.
서 시장은 구체적인 임시총회 일정을 확정하는 데에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단법인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 정관 20조에는 과반수가 회의의 목적을 제시하고 소집을 요구하면 요구일로부터 20일 이내에 총회를 소집하게 돼 있다.
영화인들은 작정이라도 한 듯 서 시장을 몰아세웠다.
주유신 부산지역영화학과교수협의회 대표는 “정기총회 안건에 ‘정관 개정안’이 없다”며 “그동안 2년 가까이 기다렸는데 영화인들은 또 기다려야 하나”고 토로했다.
이 과정에서 이용관 BIFF집행위원장의 재신임 여부를 이날 정기총회에서 다뤄야 한다는 발언도 나왔다.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는 “정기총회 안건에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재신임 여부가 빠져 있다”며 이 집행위원장의 재선임 논의를 요구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그동안 (부산시장과) 수없이 많은 얘기를 나눴다”며 “지금 이 자리에서는 (답변을)생략하겠다”고 말했다.
최초 발언자로 나섰던 이 대표는 임시총회 소집 요구서를 서 시장의 자리에 직접 두고 압박했다.
이후에도 임시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영화인들의 발언이 약 15분간 이어졌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서병수 시장-영화인 갈등 표출
입력 2016-02-25 1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