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미 의원은 25일 블로그에 “오늘 아침 통장정리를 하러갔다가 깜짝 놀랐다”며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테이블 위에 입출금식 통장 8개를 늘어놓고 찍은 사진이었다.
은수미 의원은 “1~2만원씩 보내주신 후원금으로 한 개의 은행에서 정리된 통장만 8개”라며 “가슴이 벅차올랐다. 보내주신 소중한 응원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곧 공천심사가 시작된다. 성남중원에 지인이 있다면 지지 부탁드린다”며 “간절한 마음으로 뛰겠다. 진짜 정치 제대로 해보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글 말미에는 필리버스터를 마친 이후 진행된 딴지일보와의 인터뷰 영상을 함께 첨부했다. 자신을 지지해준 이들에 대한 고마움을 담았다.
은수미 의원은 “필리버스터 끝나고 내려와서 의원실에 갔더니 계속 전화가 울려 댔다”며 “무슨 전화냐고 물어봤더니 후원하시겠다는 전화들이었다. 참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 마음이 비슷하구나, 내가 간절하고 절실하면 상대도 그런 거구나 싶었다”면서 “많이 아프고 외로웠는데, 그래도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간절함이 서로 맞닿았던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필리버스트를 앞뒀을 때 심경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은수미 의원은 “(다른) 의원들께서도 많이 부담스러워하셨다”며 “저나 김광진 의원은 적극적으로 찬성을 해서 앞 순서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너져도 싸우면서 무너지자, 우리가 무너지면 더 힘들어지는 게 국민이니까 그냥 포기할 순 없다는 얘기를 했다”면서 “어쨌든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에 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은수미 의원은 “저는 다른 의원들 준비하시는 동안 그 사이를 버텨줘서 며칠이라도 필리버스터가 계속될 수 있도록 해야 된다는 책임감 때문에 올라간 것”이라며 “원래 생각했던 말들, 하던 말들을 하고 나면 면피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미안함을 좀 가져보겠다는 생각으로 했다”고 얘기했다.
테러방지법의 국회통과 저지를 위해 나선 은수미 의원은 24일 오전 2시30분부터 오후 12시48분까지 10시간18분간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다. 헌정 사상 최장 기록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