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창당 이래 당명을 유지해온 일본 민주당의 이름에서 ‘민주’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일본 일간 산케이신문은 민주, 유신 양당 합당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당명에 ‘민주’라는 단어를 존속시킬지가 최대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25일 전했다.
2011년 총리를 지낸 요시히코 노다 전 총리 등 민주당 일부 중진은 “당명에 긍지가 있다”며 민주라는 이름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같은 의견을 지닌 의원들 사이에서는 ‘입헌 민주당’이나 ‘신민주당’ 등 민주라는 말이 들어간 새 당명을 채택하자는 여론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 민주당 그룹에서 ‘민주당’을 당명으로 쓰기 시작한 건 1996년 창당 당시부터다. 산케이는 당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 주도 아래 “시민 중심형 사회로의 전환”을 염두에 두고 창당 멤버가 협의한 결과물이라고 전했다. 이번 여름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민주’라는 표현이 없어질 경우 비례대표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반영하듯 합당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24일 민주당 임시 상임 간사회에서는 파열음이 잇따랐다. 일간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1996년 창당 주역인 요코지 다카히로 최고고문이 “창당 이후 20년간 축적된 자부심이 강하다”고 발언하자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뒤를 이었다. 당명 변경에 반대하는 한 임원은 항의 표시로 사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유신당에서는 “과거 민주당 정권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일신해야 한다”며 대폭적인 당명 쇄신을 주장하고 있다. 결정된 당명이 자칫 양 세력간의 응어리로 남을 가능성도 있어 지지자들의 투표와 여론조사 등에서 결정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중이다. 명칭 변경 방법은 앞으로 있을 창당 준비 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한편 일본 민주당이 창당된 1996년 이래 국내에서는 같은 기간 당명에 ‘민주’가 들어간 당만 총 9개가 있었다. 범 민주당계로 분류되는 정당을 모두 합하면 지금까지 총 14개 정당이 존재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한국서 ‘민주’ 정당 9개 난립하는 사이... 일본서는 20년만에 첫 당명 교체 초읽기
입력 2016-02-25 1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