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남동부에 위치한 인구 66만 명의 리베이라오 프레토.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가 브라질에서 가장 확산된 지역의 하나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24일(현지시간) 지카 바이러스가 브라질 내 빈부격차 등 계급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리베이라오 시가 ‘축소판’같다고 보도했다.
1백50만명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브라질에서 감염자 대부분은 인구가 밀집한 빈곤지역 출신이다. 리베이라오 보건 당국은 이 지역에서 150여명의 임신부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한다. 대부분이 빈곤층이다.
또한 리베이라오에서 지난 달 이후 1157명이 뎅기열 환자로 판명됐는데 이중 부유층 주거지인 남부 지역 주민은 10%인 160명에 불과하다. 뎅기열은 지카 바이러스와 초기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쉬운 열대 전염병이다.
저소득주민들은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를 막는 방충망이 부착된 창을 설치할 여유가 없다. 심지어 한달 최저임금이 220달러(약 27만원)에 불과한 상황에서 모기 방충제조차 사치품으로 여겨진다고 WP는 전했다.
소독되지 않는 옥상 물 저장탱크와 곳곳의 쓰레기더미, 버려진 타이어 등 불결한 주거환경도 모기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모기는 부자와 빈자를 가리지 않는다. 하지만 모기에 노출되는 환경을 차단할 수 있는 자원을 가지지 못한 빈곤층이 지카 바이러스에 훨씬 많이 감염되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가 브라질의 계급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지카 바이러스가 드러낸 브라질 계급문제
입력 2016-02-25 1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