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사흘째 계속되면서 속기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 곳곳에선 “장시간 발언을 하는 국회의원만큼 이를 기록해야 하는 속기사들도 고생스럽겠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25일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는 “자료를 바라보는 속기사”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2장의 사진이 첨부됐다.
첫 번째 사진에는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 국회본회의장의 모습이 담겼다. 단상에는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 있다. 한 남성이 자료가 가득 담긴 상자를 안고 최 의원에게 다가간다. 단상 아래에선 속기사 2명이 이 남성을 올려다보고 있다.
사진에는 속기사들의 뒷모습만 담겨 구체적으로 어디에 시선이 쏠렸는지, 표정은 어떤지 등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많은 네티즌들은 자료를 보고 놀랐을 것이라고 추측을 했다.
두 번째 사진은 한 트위터리안의 글을 캡처 한 이미지다. 글에는 “필리버스터 덕분에 국회 속기사들도 초긴장 중”이라며 “현재 국회 전 속기사 128명 중 86명이 24시간 대기하고 있다. 원래 한 회의에 4인 1조(혹은 2인 1조)가 들어가 20~30분씩 돌아가면서 속기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네티즌들은 “국회 속기 공무원들도 국회의원과 함께 극한직업이 됐다” “필리버스터 때문에 속기사들도 같이 고생한다” “속기사들은 역사를 쓰고 있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국회의정기록과에 따르면 속기과가 1팀과 2팀으로 나뉘어 24시간 체제로 돌아가고 있다. 실무속기사는 모두 60여명으로 1팀당 45명씩 격일로 밤을 새우며 근무한다.
속기록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 2인1조 또는 1명이 들어가 회의록을 작성 한다”며 “과거 필리버스터를 한 적이 없기에 지금처럼 며칠씩 밤을 새워가며 회의록을 작성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며칠 밤샘은 처음” 필리버스터 시작 후 극한직업 속기사
입력 2016-02-26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