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선회 '농어촌 목회학교' 설립준비 한창

입력 2016-02-25 15:37
김기중 한국농어촌선교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이 24일 서울 서초구 서초중앙로 한국농선회 사무실에서 다음달 3일 개교하는 ‘농어촌 목회학교’의 설립 배경을 소개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처음 10년이 젖어 있던 패배의식을 회복하는 기간이었다면 다음 10년은 마을 공동체의 중심에 서서 자긍심을 싹틔운 기간이었습니다. 이제 농어촌 목회 현장에서 맺힐 복음의 열매를 위해 단단히 뿌리를 내릴 시기입니다.”(한국농어촌선교단체협의회 사무총장 김기중 목사)

다음달 설립 20주년을 맞는 한국농어촌선교단체협의회(한국농선회·회장 김웅길 장로)가 걸어온 길과 걸어가야 할 길에 대해 사무총장 김기중 목사는 복음의 땅에 심은 나무에 빗대어 말했다. 24일 찾은 서울 서초구 서초중앙로 한국농선회 사무실은 20주년 특별사역으로 진행될 ‘농어촌 목회학교’ 설립 준비가 한창이었다. 김 목사는 “급변하는 농어촌 목회 환경 가운데 농어촌 목회자들의 전문성을 다양화하고 사명감을 고취시키기 위해 3년 전부터 준비해왔던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1996년 3월 ‘농어촌, 복음으로 잘 살기 운동’을 펼치기 위해 설립된 한국농선회는 농·도교류위원회, 선교위원회, 교육·연구 위원회, 홍보·출판 위원회, 농어민을 위한 기도위원회 등 5개 위원회를 중심으로 농어촌 지역 목회자들의 사역을 지원해 왔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통합, 고신,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등 9개 주요교단이 참여하고 있다.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 후 ‘농어업시장 개방 가속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교회들의 어려움이 커질수록 도시교회의 지원에 목을 매게 되는 현상이 벌어졌어요. 절망과 패배의식이 깊이 자리 잡아 가던 농어촌 목회자들이 ‘이렇게는 안 되겠구나. 자립해야 겠구나’라는 의식을 갖게 되기까지 10여 년이 걸렸습니다.”

한국농선회는 현재 전국 13개 권역에서 농어촌목회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별 농어촌 목회자들은 매달 한 차례 진행되는 연구소 모임을 통해 목회정보를 공유하며 건강한 목회 지속을 위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김 목사는 “농어촌목회연구소 모임을 통해 진행해왔던 위기극복 사례발표, 마을 공동체 가꾸기 실천 교육, 복지 및 교육목회 방법 공유 등 실질적인 방법론들을 체계적으로 재구성한 것이 ‘농어촌 목회학교’”라고 설명했다.

다음달 3일 전북 진안 배넘실교회(이춘식 목사)에서 개교하는 ‘농어촌 목회학교’는 전국 농어촌 목회자와 사모 100여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작할 예정이다. 초대 교장에는 함양기독교연합회 회장을 역임한 엄용식 함양 옥동교회 목사가 추대됐다.

‘농어촌목회 신학’ ‘변화하는 농어촌과 현대사회 이해’ ‘설교를 돕는 인문학과 세계관’ ‘노인복지와 건강’ ‘농어촌 마을공동체 만들기’ ‘농어촌 전통문화 및 다문화사회 이해’ 등 농어촌 목회 현장과 시대적 흐름을 접목한 강의들이 커리큘럼을 채우고 있다. 3·5·7·9·11월 첫째 주 목요일에 집중강의가 진행되고 두 달 동안 강의 내용을 목회현장에 적용해 본 사례들을 매 수업마다 공유하고 재분석한다. ‘한국교회의 못자리를 지켜 나간다’는 1차원적인 목표를 넘어 ‘농어촌 목회현장 회복을 통한 한국교회 갱신’을 목표로 열 가지 다짐을 담은 선언문도 발표할 계획이다.

“‘마을 주민 한 사람만 남아도 교회가 떠날 수 없다’는 마음으로 농어촌을 지키는 목회자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농어촌 목사님들이 변하면 마을과 주민의 삶이 변하고, 영혼구원을 통한 삶의 변화가 지역을 살리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도록 응원해주시고 기도해 주십시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