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일란성인인데 '흑인·백인' 쌍둥이 자매 나와

입력 2016-02-25 15:02
애플비 부부의 단란한 모습. 애플비와 백인 쌍둥이 자매, 흑인 쌍둥이 자매, 애플비의 남편. 텔레그래프 홈페이지 캡처

영국에서 피부색과 생김새가 다른 일란성 쌍둥이 자매가 태어나 화제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은 영국 더럼주의 서부 레인톤에 거주하는 백인 여성 리비 애플비(37)가 흑인과 백인 딸 쌍둥이를 출산했다고 보도하면서 이런 사례가 영국에서는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자매는 같은 난자가 분리돼 두 명이 되는 일란성 쌍둥이다. 하지만 쌍둥이중 피부색이 어두운 어밀리아는 검은 머리카락과 갈색 눈을 가졌다. 다른 쌍둥인인 재스민은 흰 피부에 짙은 파란 눈, 짙은 갈색의 고수머리다.

애플비는 “쌍둥이가 다른 인종처럼 보이지만 어밀리아는 아빠를 꼭 닮았고 재스민은 나의 미니 버전”이라고 말했다. 아이의 아버지인 타파드즈와 마드짐바무토(40)는 흑인으로 둘은 3년 전부터 동거해왔다. 두 아이는 유전적으로 100% 일치한다. 그런데 얼핏 보면 쌍둥이가 피부와 눈 색깔은 다르지만 생김생김은 여느 쌍둥이들처럼 비슷해 보여 자매라는 걸 금방 알 수 있다. 아이들을 본 더햄대병원의 의사들도 “아주 꼭 닮았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영국 킹스칼리지의 클레어 스티브스 박사는 “쌍둥이가 배아 수정후 자궁에서 자라는 과정에서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부색을 결정하는 다양한 유전자가 있고 일란성 쌍둥이는 통상 이를 공유하는 게 보통이지만, 쌍둥이가 (같은 배아에서) 갈라진 직후 소위 신체적 돌연변이라 불리는 변화가 나타나는 등 예외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란성에서는 생기기 극히 어려운 일이다. 앞서 영국에서는 지난 2009년 이란성 흑백 여자 쌍둥이가 태어났으며, 독일 베를린에서도 2008년 이란성 흑백 아들 쌍둥이가 탄생한 바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