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한 서울살이’가 더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서울 지역 고용은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15년 4분기 및 연간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취업자수는 513만5000명이었다. 2014년보다 0.2% 감소한 숫자다. 서울 취업자수가 줄어든 것은 2009년 -1.7% 이후 6년 만이다. 반면 지난해 전국의 취업자수는 전년보다 1.3% 증가한 2593만6000명을 기록했다. 제주(5.3%) 등을 중심으로 음식·숙박업과 제조업 등의 고용이 늘어난 영향이다. 취업자수가 줄어든 지역은 전국 16개 광역시·도 중 서울과 부산(-0.6%), 경북(-0.6%) 등 3곳 뿐이다.
고용이 줄었다는 것은 경제활동이 어려워짐을 의미한다. 그런데도 서울은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물가상승률(1.3%)을 보였다. 원유 가격 하락 등 영향으로 전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7%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강원·전북·경남·경북의 물가는 0%에 그쳤고, 충북 물가(-0.1%)는 오히려 하락했다. 서울에서 일자리 찾기는 더 어려워졌는데 쓸 돈은 늘어났다는 얘기다. 이런 영향으로 지난 1년동안만 13만7000명(순유출)이 서울을 떠났다. 이는 1997년(-17만8000명) 이후 18년 만에 가장 큰 순유출 규모다. 통계청 관계자는 “서울에서 음식·숙박업 등 고용 부진이 계속되는데 개선되는 추세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공동주택 관리비 등 주거비용 하락세도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전국의 광공업 생산은 0.6% 감소했으나 이들 지역은 선박, 음료 등의 호조로 증가했다.
한편 지난해 4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서울이 1.8%로 전국 16개 시·도 중 가장 높았다. 4분기 전국 취업자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난 가운데 부산(-0.6%)과 서울(-0.5%)는 감소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팍팍한 서울살이 괜한말 아니었다…고용 줄고 물가는 가장 많이 올라
입력 2016-02-25 2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