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비 횡령 등 잇단 투서를 받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나노헬스가드 연구단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24일 오전 11시55분쯤 대전시 서구 둔산동 M오피스텔에서 생명연 정모(57) 단장이 가스배관에 목매 숨져 있는 것을 동료 이모(59)씨와 오피스텔 직원이 발견해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경찰에 정 단장이 이날 출근하지 않아 오피스텔 관리직원과 함께 방을 확인해보니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전날 숨진 정씨와 저녁을 함께 했으며, 이 자리에서 “최근 연구비를 유용했다는 투서를 받아 괴롭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A4용지 3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며 가족과 지인들에게 감사하고 미안하다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정 단장은 지난해 9월 연구비 유용 의혹 투서가 감사원에 접수돼 감사를 받았으나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최근 다시 익명의 투서가 들어와 힘들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투서에 시달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정 단장은 지난해 연구소 기업이 5700만 달러 수출 성과를 내 대덕특구 출연연구기관 10대 성과에 선정됐으며, 2010년에는 교육과학기술부 바이오신약장기사업단이 우수연구팀에 선정되는 등 나노바이오 분야 권위자이다. 대전시의 제21회 경제과학대상 과학기술상을 받기도 했다.
대전=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
투서에 시달리던 생명공학연구원 단장 숨진 채 발견
입력 2016-02-25 1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