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죄악 저지른 희세의 악녀 일찍이 없었다” 누구?

입력 2016-02-25 00:55

북한은 24일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후 3년간 국정수행에 대해 "미친 정치, 정치 아닌 망치로 하여 북남(남북) 관계와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는 역사에 일찍이 있어본 적이 없는 최악의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기사에서 "박근혜(대통령)의 반동 통치는 외세와 야합해 6·15 통일시대를 부정하고 북남 관계를 최악의 위기에 몰아넣은 극악한 동족대결의 날과 달로 얼룩져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중앙통신은 특히 "남조선에 대한 끊임없는 무력증강과 외세와의 북침전쟁연습 소동은 북남 관계를 전면 결딴낸 주되는 화근"이라며 최근 미군 전략무기의 한반도 전개와 다음 달 시작될 예정인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남북관계 악화의 책임을 돌렸다.

그러면서 "파멸의 구렁텅이에서 마지막 도박에 매달리고 있는 어리석고 미련한 박근혜의 마지막 숨통을 조이며 무자비한 징벌의 시각이 한 초 한 초 다가오고 있다"고 저급한 표현들로 위협했다.

앞서 대남 선전용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도 이날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동족대결과 사대매국, 파쇼통치에 환장이 되여 온갖 범죄적 만행을 저지른 죄악에 찬 나날이였다"고 주장했다.

우리민족끼리는 "현 남조선 집권자와 같이 불과 3년 남짓한 기간에 민족 앞에 헤아릴 수 없는 대죄악을 저지른 희세의 악녀는 일찍이 없었다"는 등 인신공격성 표현들을 동원했다.

그러면서 "현 남조선 당국이 집권하고 있는 한 언제 가도 인민들은 불행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북남 사이에 불신과 대결을 격화시키고 조선반도에서 핵전쟁 위험만을 더욱더 증대시킬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박 대통령의 여성 정책을 비난하며 한국이 "여성 인권의 참담한 불모지"라고 비난했다.

한편, 노동신문과 우리민족끼리는 해당 보도에서 박 대통령의 실명은 생략한 채 '남조선의 현 집권자' 등으로 표현했으나 중앙통신은 여러 차례 실명을 언급하며 비난 수위를 높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일(25일)을 하루 앞두고 북한이 모든 매체를 동원해 공세를 퍼붓는 양상"이라면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끝날 때까지 북한은 언어적 도발은 물론 무력 도발까지 감행할 가능성이 큰 편"이라고 분석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