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국회의원 평가에서 하위 20% 공천배제 대상에 포함됐다는 통보를 받은 의원들은 24일 조용히 당의 결정을 받아들이는가 하면 바로 이의신청에 나서는 등 각자 다른 반응을 보였다.
당 비대위원장을 지낸 5선의 문희상 의원(경기 의정부갑)은 통보를 받은 뒤 가까운 주변 인사들에게 "당을 위해서라면 다 던질 수 있고 죽을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전직 대표 등 당의 원로들과 비대위원들, 동료 의원들이 컷오프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이의신청을 강하게 권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원 측 관계자는 "주변에 이게 당을 위해 죽는 것인지, 아니면 당이 죽는 것인지 잘 생각해야 한다며 이의신청을 권유하는 분들이 많다"면서 "아직 결단은 못 하고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4선 중진인 신계륜 의원(서울 성북을)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무엇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했다는 것도 없고 그저 (공천배제) 대상이 됐다는 소리만 들었다"며 "만약 기소된 것 때문이라고 한다면 혹시나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입법로비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한 상태다.
신 의원은 이의신청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는 "이의신청을 당이 받아들일 절차가 있는지 모르겠다. 좀 더 보겠다"고 말했다.
탈당 여부에 대해서는 "그런 생각은 안 해봤다"고 밝혔다.
서울 도봉을의 3선 중진인 유인태 의원은 입장자료를 통해 "저의 물러남이 당에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라고 수용 의사를 밝혔다.
유 의원은 "평소 삶에서 물러날 때를 아는 것이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해왔다"며 "그러나 당이 탈당 등 워낙 어려운 일을 겪다 보니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미뤄왔던 것이 오늘에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전북 익산을의 초선인 전정희 의원은 공천배제 통보를 받자마자 이의신청을 위해 보좌관을 서울로 보냈다.
전 의원 측은 "평가 점수를 보여줘야 이의신청을 할 것 아니냐고 했더니 당에서는 '비공개'라면서 이의신청 절차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하면서 "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비례대표인 김현 의원은 입장자료를 내고 "당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이번 컷오프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또한 국회 본회의 무제한 토론자로서 정부·여당이 강행하는 테러방지법의 악법적 요소를 삭제해야 한다는 국민의 소명을 받들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토론 신청자 명단에 11번째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비례대표인 백군기 의원은 "어떻게 평가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당에서 그렇게 결정했다면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문희상 “당을 위해서라면 다 던질 수 있고 죽을 수도 있다”
입력 2016-02-24 2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