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이 일본 강호 감바 오사카를 상대로 우세한 경기를 펼쳤지만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두 차례 결정적인 순간 골은 골대를 때렸다. 득점 기회는 많았지만 마무리가 부족했다.
수원은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감바 오사카와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G조 1차전 홈경기에서 ‘골대 불운’ 탓에 0대 0으로 비겼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4-1-4-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김건희가 출격했다. 미드필드에선 염기훈, 권창훈, 산토스, 고차원이 진을 쳤다.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박현범이 나섰고 포백라인엔 양상민, 민상기, 연제민, 조원희가 포진했다. 골문은 노동건이 지켰다.
지난 시즌 일왕배 2연패에 성공하고 J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강호 감바는 K리그 팀들의 천적이다. 지난 시즌 ACL 16강에서 FC 서울을 꺾은 데 이어 8강에선 전북 현대를 누르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미니 한·일전’답게 경기는 팽팽했다. 양 팀은 비슷한 공격 패턴으로 맞섰다. 조직력을 앞세워 짧고 빠른 패스로 경기를 풀어 나가며 득점 기회를 노린 것. 감바는 브라질 출신 패트릭과 일본 국가대표 우사미 다카시를 앞세워 수원의 골문을 두드렸다. 수원은 염기훈을 중심으로 차분하게 공격을 전개했다.
수원은 전반 18분 역습을 당한 상황에서 실점 위기를 넘겼다. 패트릭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볼을 잡아 오른발 슈팅을 날렸으나 볼은 왼쪽 골대를 맞고 나왔다.
이후 반격에 나선 수원은 득점 기회를 더 많이 잡았다. 권창훈의 활약이 가장 돋보였다. 권창훈은 전반 23분 아크 서클 부근에서 왼발 터닝슛을 날렸다. 골키퍼가 꼼짝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볼은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권창훈은 후반 42분엔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고차원의 감각적인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볼은 왼쪽 골대를 맞히고 튕겨 나왔다. 경기장을 찾은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은 플레이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수원 2선 공격수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졌고, 경기 주도권은 수원 쪽으로 넘어왔다.
0-0으로 비긴 채 시작된 후반. 양 팀은 상대의 역습을 두려워한 듯 무리한 공격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양 팀 모두 수비에서 공격으로 나아가는 빌드업이 매끄럽지 못했다. 후반 27분 김건희가 감바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침투해 날린 왼발 슈팅이 골키퍼에게 막힌 건 아쉬운 장면이었다. 후반 45분 탄성을 내지를 수밖에 없는 장면이 또 나왔다. 김종우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날린 회심의 오른발 슈팅이 크로스바를 때리고 나온 것이다. 수원은 결국 골을 뽑아내지 못한 채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골대 불운’ 수원 삼성, 감바 오사카와 0대 0 무승부
입력 2016-02-24 2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