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들려줘” 스토킹 소름…양금석 이어 김민종까지 ‘인터폰 액정 부셔’

입력 2016-02-24 16:00

연예인들을 향한 스토킹 범죄가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배우 김민종을 스토킹한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민종의 집 문을 두드리고 인터폰 액정을 깬 혐의(재물손괴·주거침입)로 황모(36·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 조사에서 황씨는 자신이 김민종씨와 연인 사이라고 주장했다. 황씨는 지난해 10월에도 김씨를 스토킹하다 벌금형을 받은 적이 있다.

그에 앞서 배우 양금석을 스토킹한 60대 남성이 구속되는 일도 있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는 양금석을 문자와 음성 메시지로 스토킹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최모 씨(62)가 구속 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최 씨는 2014년 7월부터 지난달까지 매달 문자·음성메시지 약 100건을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문자에서 양금석을 “영원한 내사랑 곰탱”이라고 호칭했다. 그는 “이쁜 내 곰탱이를 낳으시고 그르신 내 사랑 부모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라는 내용을 써 보냈다. 뿐만 아니라 “빨리 전화 풀어라. 목소리만이라도 들려줘” 등의 음성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최씨의 범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2년 지인을 통해 우연히 양금석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아낸 최씨는 그해 10월부터 2013년 8월까지 양금석에게 매달 문자메시지 100건을 보내며 스토킹하다 2014년 7월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반복되는 스토킹 소식에 네티즌들은 “스토킹이 무서운 게 뭐냐면 강력 범죄로 발전 할 수 있는 거다. 그런데 벌금형이라니? 장난하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가수 존 레논 살해 사건, 디자이너 지아니 베르사체 살해 사건, 배우 실베스터 스탤론에 대한 스토커의 위협, 가수 마돈나에 대한 스토커의 위협, 배우 브래드 피트에 대한 스토커의 주거 침입, 11년 동안 스토커에게 고통을 당했던 가수 김창완, 배우 도지원 납치 사건, 음란 전화에 시달린 배우 김혜수, 협박성 전화에 시달린 코미디언 이경규, 결혼하자고 괴롭히는 남자 전화에 시달린 배우 조은숙, 휴대전화 번호와 주민등록번호를 알아내 부정하게 사용한 여성 팬에 시달린 가수 채연 등이 스토킹 사례들이다. 최근엔 배우 성유리, 조인성, 가수 서태지, 이현우, 소찬휘 등이 자택에 침입한 스토커로 인해 크게 놀라거나 감금을 당하는 등 아찔한 경험을 했다.

강력범죄의 전조증상과도 같은 스토킹 범죄에 대한 처벌의 현행 법적근거는 ‘경범죄처벌법’이 전부다. 경범죄처벌법 처벌대상에는 ‘지속적 괴롭힘’(3조41호)이 명문화돼 담겼다. 해당 조문은 ‘상대방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지속적으로 접근을 시도하여 면회 또는 교제를 요구하거나 지켜보기, 따라다니기, 잠복하여 기다리기 등의 행위를 반복하여 하는 사람’을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경찰청이 일선에 내려 보낸 기준으로는 이성이 거절 의사를 분명하게 밝혔는데도 3번 이상 만남이나 교제를 요구하면 스토킹에 해당된다. 요구 횟수가 2회에 그쳤더라도 상대방에게 공포나 불안감을 주는 명백한 사유가 있다면 처벌대상이다.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