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의원이 멈췄다. 연설 말미에서 끝내 눈물을 흘렸다.
고 김대중 대통령의 연설을 인용하며 은 의원은 "두렵지만 나서야 하기에 나서는 것입니다. 그것이 참된 용기입니다"라며 울먹였다. 은 의원이 비틀거리며 단상에서 내려오자, 동료 의원들 사이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은 의원은 이날 새벽 2시 30분부터 12시 48분까지 무려 10시간 18분가량 밤샘 연설을 했다. 전날 더민주 김광진 의원의 필리버스터 최장 기록(5시간 30분)을 깼다. '부자 감세'를 막기 위해 8시간 37분 동안 연설한 미국의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의 대기록도 깼다. 1969년 3선 개헌에 반대한 박한상 신민당 의원의 10시간 15분 기록도 넘어섰다.
은 의원은 장시간 연설로 한때 말문이 막히기도 했으나, 동료 의원들로부터 "힘내라", "화이팅" 등의 격려를 들으며 차분히 10시간 넘게 연설을 이어갔다. 연설을 끝내고 단상에서 내려왔을 때는 의원들 십여 명이 은 의원과 일일이 포옹을 나눴다.
은수미 의원은 이날 마지막 발언에서 끝내 눈물을 보였다. 그는 "혹자는 말한다. 테러방지법이 되더라도 사람이 밥은 먹고 살겠지. 하지만 헌법에 보장된 주인으로서의 국민은 밥만 먹고 사는 존재가 아니다. 헌법상 표현의 자유가 있어야 하고, 어떤 억압에서도 자유로워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가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테러방지법이) 그런 것을 못하게 할 수 있는 법이라고 그렇게 누차 얘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은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서 일한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겠다, 제발 다른 목소리를 들어달라"면서 "어떻게 하면 사람이 사람답게, 단 한 명도 인권을 훼손당하지 않는지, 자기 삶을 스스로 선택할 존재가 되는지 (고민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여전사 은수미, 눈물로 연설 멈췄다” 샌더스 마저 넘어선 10시간15분의 기록
입력 2016-02-24 1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