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부작으로 사전제작된 치인트는 23일 방송된 14회를 끝으로 원작 분량이 사실상 끝났다. 남은 2회는 드라마 자체적인 내용으로 꾸며진다.
그런데 이날 방송 말미에서 백인하(이성경)는 유정(박해진)의 아버지에게 “홍설(김고은)이 그룹 아들인 걸 알고 유정에게 접근한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을 갈라놓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원작에서의 백인하 캐릭터와는 다소 거리감이 있는 행동이다.
의아한 장면은 또 있었다. 길거리에서 말다툼을 하던 중 백인하가 홍설을 밀쳐 넘어뜨렸는데, 홍설이 그 상태로 달려오는 차에 들이받힌 것이다.
방송 이후 시청자 게시판이나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황당함을 토로하는 글이 잇따라 올랐다. “이러다 산으로 가는 거 아닌가” “대체 어떤 결말을 내려고 이러나” “김고은이 치이는 장면은 마치 막장드라마 같았다”는 등 지적이 이어졌다.
최근 ‘막장’ 논란을 빚고 있는 MBC 드라마 ‘내딸, 금사월’을 거론하며 “이거 완전 치즈인더금사월 아니냐” “내딸홍사월 되는 건가”라며 비아냥대는 반응도 나왔다.
팬들의 관심 속에 방영을 시작한 ‘치즈인더트랩’은 매 회 뜨거운 반응을 모았다. 시청률은 물론 출연 배우들 인기도 치솟았다. 그러나 회를 거듭할수록 원작의 맛을 살리지 못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극중 홍설과 삼각관계를 이루는 두 인물 중 백인호(서강준) 비중이 늘면서 유정 분량이 줄었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유정 캐릭터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크다. 원작의 디테일한 설명을 다 담지 못해 캐릭터가 붕괴되고 있다는 것이다.
방영 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윤정 PD는 “웹툰을 정주행을 하고 난 뒤 저도 팬이 됐다”며 “웹툰이 워낙 인기가 많아 연출을 맡는 게 부담스러웠으나, 만드는 사람 팬의 입장이라는 게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말에 대해서는 “원작을 그린 순끼 작가가 결말에 대해 생각하는 방향성이 있지만 (웹툰은) 진행단계”라며 “(원작과) 너무 똑같이 가면 안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원작과 흐름은 비슷하지만 구체적인 포인트는 다른 결말이 될 것”이라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