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기초수급 '기부천사 할머니' 딸에게 명예학위증 수여

입력 2016-02-24 10:13
부산대 재학 중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딸을 그리워하며 30여년 간 어렵게 모은 돈 1600만원을 기부한 기초생활수급 ‘천사 할머니(82)’의 아름다운 두 손에 먼저 세상을 떠난 딸의 명예졸업장이 안겨질 예정이다.

부산대(총장직대 안홍배)는 26일 오전 10시30분부터 경암체육관에서 학위수여식을 개최하면서 이 할머니에게 딸의 학사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앞서 부산대는 할머니의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기부에 보답하기 위해 1984년 사범대 역사교육과에 다니다 4학년 1학기에 학업을 미처 종료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할머니의 딸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하는 방안을 최근 명예학사학위 심의위원회와 교무회의를 거쳐 최종 결정했다.

부산대는 그동안 사회 유명인사나 석학들에게 명예 박사학위는 수여한 적은 있으나, 명예 ‘학사학위’를 수여하는 것은 이번 천사 할머니의 딸이 처음이다.

그러나 할머니는 최근 교통사고로 인해 거동이 불편한데다 자신의 선행과 신분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해 학위수여식에 참석조차 않으려고 해 대학 발전기금재단 관계자가 대신 수여해 할머니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부산대 관계자는 “할머니께 딸의 명예졸업장 학위수여식 참석을 권유했으나 ‘큰 돈도 아니다’며 한사코 거절하고 있다”며 “그러나 할머니의 아름다운 마음이 우리 사회에 계속되는 기부 릴레이와 감동으로 파장이 전해지고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할머니의 딸이 다녔던 부산대 역사교육과는 할머니가 기부한 1600만원을 종자돈으로 최근 학과 장학기금을 설립했고, 교수와 동문들의 기금 출연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부산대 학위수여식에는 학사 3291명과 석사 1468명, 박사 245명 등 총 5004명에게 학위를 수여하게 된다. 이로써 지난 1946년 국내 최초의 종합 국립대로 출발한 부산대는 올해 개교 70주년을 맞아 총 21만5876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게 된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