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업체,北 위탁생산...北노예노동 영구화”

입력 2016-02-24 06:31

호주 의류업체에 납품하는 중국 기업이 북한의 공장에서 제품을 만든 것은 중국이 북한 정권을 지원하고 나아가 북한의 인권 유린을 사주하는 사례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날 사설을 통해 호주의 유명 업체인 '립컬'(Rip Curl)이 중국 업체에 위탁한 제품이 사실은 평양 근교에서 생산된 것과 관련해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앞서 21일 호주의 선 헤럴드는 스노보드용 상의 등 립컬의 겨울용 의류가 북한에서 생산된 뒤 중국산으로 둔갑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립컬은 중국 업체가 (북한의) 미승인 하도급 업체에 일부 주문을 맡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WSJ는 북한 감시단체들을 인용해 중국의 인건비가 비싸지면서 갈수록 중국업체의 북한 아웃소싱(위탁생산)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위탁생산은 중국 정부나 발주업체의 요구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중국) 지역업체가 쉽게 돈을 벌려고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신문은 중국 업체의 북한 아웃소싱을 중국 정부의 북한 정권 지원과 분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나서서 아웃소싱을 추진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북한 김정은 정권을 돕는 결과가 되는 만큼 국제무대에서 중국이 지속적으로 북한을 감싸는 것과 맥락이 닿아있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이 신문은 또 중국이 북한에 연료와 무기를 제공하고, 북한산 광물을 구입하며, 북한 노동자에게 중국 내 일자리를 제공해 김정은 정권의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에 따르면 5만 명 이상의 북한 근로자가 외국에 파견돼 외화를 벌고 있다.

대부분은 중국과 러시아에서 일하고 있으며 카타르, 쿠웨이트, 폴란드 등에 파견된 노동자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 주민들이 장시간 노동과 쥐꼬리만 한 월급에 시달리고 관리자의 눈에 거슬리면 수용소로 추방될 수 있다는 공포에 떠는 등 '노예노동'을 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북한의 노예노동을 영구화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