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의 명문 전북 현대가 2016 시즌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닥공(닥치고 공격)’은 위력을 발휘했지만 ‘닥수(닥치고 공격)’는 아쉬움을 남겼다.
전북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고무열의 선제골과 이동국의 결승골을 앞세워 2대 1로 이겼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선발 명단 11명 가운데 파탈루, 김창수, 고무열, 임종은, 김보경, 로페즈 등 6명의 이적생들을 선발로 출장시켰다. 그러나 전북의 플레이는 도쿄의 조직적인 수비에 막혀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도쿄의 수비라인은 급격하게 올라가지 않고 제 위치를 잘 지켰다. 허리싸움에서 우위를 점한 전북은 경기 주도권을 잡았으나 도쿄를 압도할 정도는 아니었다.
전북의 선제골은 전반 38분 고무열의 발에서 나왔다.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파고들던 고무열은 로페즈가 아크서클 부근에서 왼발로 정교한 패스를 내주자 논스톱 오른발 인사이드 슈팅으로 골대 오른쪽 아래를 뚫었다. 전북 데뷔전에 나선 두 선수의 멋진 합작품이었다.
후반 들어 전북의 수비가 흔들렸다. 3분 만에 실점 위기를 맞았다. 수비라인이 순간적으로 무너지며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아베에게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허용한 것. 다행히 볼은 골키퍼 권순태의 가슴에 안겼다. 전북은 후반 11분에도 요네모토에게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을 허용했다. 슈팅이 크로스바를 넘어간 덕분에 전북은 실점을 면했다. 이적한 수비수 알렉스 윌킨슨과 김기희의 공백을 실감할 수 있었던 장면들이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후반 19분 로페즈를 빼고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을 투입했다. 김신욱·이동국 조합이 만들어진 것이다. 김신욱은 상대 골문 앞에서 큰 키를 활용해 공중볼을 따냈고, 이동국은 이를 슈팅으로 연결하려 했다. 둘은 공존 가능성이 높음을 증명했다.
이동국은 후반 38분 추가골을 뽑아냈다.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패스를 받은 이동국은 볼을 한 차례 접은 뒤 오른발 슈팅을 날려 그물을 흔들었다. 전북이 후반 42분 아베에게 만회골을 내준 건 아쉬웠다. 최 감독은 허술한 수비를 정비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전북 현대, 도쿄 FC 꺾고 시즌 첫 경기 승리
입력 2016-02-23 2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