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중국해 인공섬에 고주파 레이더 기지 건설

입력 2016-02-23 20:24 수정 2016-02-23 20:30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22일(현지시간) 중국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의 쿠아테론 산호초(중국명 화양자오)에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레이더 시스템을 찍은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CSIS는 사진에서 이미 완공된 레이더(①)와 건설 중인 레이더(②), 또 하늘과 바다를 아주 정밀하게 감시할 수 있는 고주파 레이더(③) 추정 물체들이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출처: CSIS)

중국이 남중국해 인공섬에 고주파 레이더 시설을 건설 중인 것으로 위성사진 분석결과 드러났다.

미국 국제안보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22일(현지시간) 발표에서 지난달 24일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중국이 남중국해에 건설한 최남단 인공섬 콰테론에 고주파 레이더 시설을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다른 인공섬 우디에 지대공 미사일을 설치했다는 보도가 나온 지 약 일주일만이다.

CSIS는 이날 “(짓고 있는 시설이) 고주파 레이더 시설이 맞다면 남중국해를 통과하는 선박과 항공기에 대한 중국의 감시 능력이 대폭 향상될 것”이라면서 “콰테론은 레이더를 설치하기에도 가장 적합한 위치”라고 분석했다.

CSIS에 따르면 이 레이더 시설은 위치상 유조선 등이 자주 지나는 말라카 해협이나 싱가포르에서 선박이나 항공기가 출발하면 경고 신호를 빠르게 포착할 수 있다. 미국이 남중국해를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는 여지가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다. 이 외에도 인공섬 7개에서는 레이더 탑이나 포상(砲床), 벙커, 헬리콥터 이착륙지, 부두 등으로 추정되는 시설이 확인됐다.

중국 외교부는 해당 발표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거부했으나 방어시설 설치는 중국 영토 내에서 이뤄지는 적법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레이더 설치 여부 확인 요청에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중국 영토인 난사군도 관련 섬에 방위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은 주권국가 누구에게나 부여된 자위권 행사”라고 주장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