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진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에 “제가 생각이 짧았다. 현수막은 조치했다”고 알렸다. 앞서 자신의 서울 양천구 목동 선거사무실 건물에 ‘나영이 주치의’라는 소개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어 논란이 된 데 따른 것이다.
‘나영이 사건’은 2008년 12월 아동성폭행범 조두순(당시 56세)이 8세 소녀의 신체를 심각하게 손상해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사건이다. 피해 아동의 2차 피해를 우려해 이후 ‘조두순 사건’으로 바꿔 불렀다. 때문에 이 이름을 선거 홍보물에 명시한 건 부주의한 처사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신의진 의원은 “나영이 아버님께서 ‘나영이’라는 이름이 희망의 이름으로 사용되기를 바라셨다”며 “저 역시 극복된 상처는 많은 사람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번 상황을 안타깝게 지켜보시던 나영이 아버님께서 손수 편지를 보내주셨다”면서 나영이 아버지의 친필편지를 공개했다.
편지는 논란이 불거진 22일에 쓰였다. 해명을 위해 급히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편지 말미에는 친필 서명까지 담겼다. 마치 진술 내용을 확인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편지에서 나영이 아버지는 “나영이는 어린시절 끔찍한 사건을 겪었으나 신의진 교수님의 지극한 치료와 관심으로 지금은 평범한 여고생으로 열심히 공부하며 잘 지내고 있다”며 “성폭력을 당한 아이들도 충분한 치료와 보살핌을 받으면 잘 지낼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 위해 ‘나영이 주치의’로 알리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성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꼭 숨길 이유가 없다”며 “나영이는 치료받으면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이름이다. 성폭력 피해 어린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신의진 의원님께 감사하다”고 했다. “저는 신의진 의원님 개소식에도 갔다”는 말도 덧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