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4월 1일, 거짓말처럼 우리 곁을 떠난 아시아 최고의 스타 장국영이 남긴 마지막 러브스토리 <성월동화>가 개봉 17주년을 맞아 오는 3월 31일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거친 무삭제 감독판의 재개봉을 확정했다.
1999년 8월 국내에 개봉해 폭발적인 흥행 성적을 거둠과 동시에 주연 배우인 장국영, 타카코 토키와가 내한하여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킨 <성월동화>는 결혼을 앞두고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연인을 잊지 못하던 한 여자가 죽은 약혼자와 꼭 닮은 남자와 운명처럼 마주치면서 펼쳐지는 액션 러브스토리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패왕별희>, 그리고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해피투게더> 등 많은 작품에서 사랑을 받은 월드스타 장국영이 1인 2역을 맡아 열연했다. 또한 일본의 톱스타 타카코 토키와가 장국영의 상대역으로서 스크린에 데뷔해 커다란 화제를 모았으며 <드래곤 블레이드>, <삼국지:용의 부활>, <흑협> 등 액션 영화 연출에 정평이 난 이인항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가슴 속 불꽃(Flame In My Heart)', '날 보내주세요(Release Me)' 등 두 남녀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에 완벽히 어울렸던 O.S.T. 역시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현재까지도 텔레비전과 라디오에서 자주 흘러나온다.
홍콩이 낳은 세계적인 스타 장국영은 1986년 <영웅본색> 이후 아시아 전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했으며 왕가위의 1991년작 <아비정전>의 주인공 아비 역을 통해 홍콩 최고의 배우가 되었다. 이 영화에서 그가 ‘마리아 엘레나(Maria Elena)’에 맞춰 맘보를 추는 장면은 오래도록 회자될 명장면이다.
2003년 만우절인 4월 1일에 스스로 목숨을 끊어 전 세계의 팬들에게 믿기 힘들 정도의 충격과 슬픔을 주었던 장국영의 대표작 <성월동화>가 개봉 17년 만에 국내 최초 무삭제 감독판으로 디지털 리마스터링되어 재개봉하면서 다시 한번 장국영에 대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히토미(타카코 토키와 분)는 홍콩의 일류 호텔에서 일하는 타츠야(장국영 분)와 결혼을 앞두고 홍콩에서의 생활을 위해 광동어를 배우고 있다. 어느 날 수업을 마친 히토미를 태운 타츠야의 차가 큰 교통사고를 당하고, 히토미 혼자만 살아 남는다. 수개월 후 타츠야와 살기로 했던 홍콩을 혼자 방문한 히토미는 그가 일했던 호텔 로비에서 타츠야를 그대로 닮은 남자를 보게 된다.
그는 히토미와 시선이 마주치자 그녀를 세게 끌어안으며 키스를 해온다. 남자의 이름은 가보(장국영 분). 홍콩의 비밀경찰인 가보는 그 호텔에서 대만의 마피아와 접촉 중이었는데, 경찰의 눈을 피하기 위해 히토미를 끌어안았던 것. 그러한 사정을 알지 못하는 히토미는 죽은 연인과 닮은 그를 필사적으로 찾는다.
겨우 가보와 재회한 히토미는 그의 아파트까지 함께 가지만 타츠야와 다른 가보의 거친 모습에 당황하고 만다. 다음날 가보는 경찰과 마약조직의 충돌로 부상을 입은 채 히토미의 아파트에 찾아가 쓰러진다. 정신을 차린 그의 눈앞에는 자신과 너무나 닮은 남자의 사진이 있다. 가보는 6년 전 죽은 자신의 연인을 떠올리며 히토미의 상처를 어렴풋이 이해하게 된다.
어느 날 히토미는 단 하루만 타츠야가 되어 달라고 그에게 부탁한다. 영화관, 레스토랑, 빅토리아 파크. 타츠야와 약속했던 장소들을 함께 다니며 조금씩 가까워지는 두 사람. 자신의 마음이 끌리는 것이 눈앞에 있는 가보인지, 아니면 타츠야의 환영인지 알 수 없었던 히토미는 크게 동요하는데.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장국영의 마지막 러브스토리 ‘성월동화’ 추모 13주기 개봉 17주년 무삭제 감독판 재개봉
입력 2016-02-23 0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