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문제는 미국 외교현안서 뒷전” 美학자들, 우선순위 11위 그쳐

입력 2016-02-23 06:56

북한이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로켓) 발사를 감행했고 미국이 이에 대북제재법을 발효시켰지만, 미국 국제관계학자들은 여전히 북한 문제를 덜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와 윌리엄앤드메리대학이 발표한 설문조사에서 '현재 미국의 가장 중요한 외교현안' 3가지를 꼽으라는 질문에 대해 북한 문제로 분류할 수 있는 '대량살상무기 확산'은 11위(10.04%)에 그쳤다.

1위는 52.64%가 지목한 중동 분쟁이었고 기후변화(51.64%), 러시아의 세력확대(26.68%), 초국가적 테러 확산(24.96%), 중국의 군사력 확대(23.54%)가 2∼5위에 올랐다.

국제관계학자들은 미국의 당면 현안으로 제 기능을 못하는 다른 국가(17.69%), 부의 불평등(16.69%), 세계적 빈곤(12.7%), 중국의 경제력 확대(11.27%), 초국가적 정치폭력(10.7%) 같은 사안을 대량살상무기 문제보다 더 많이 지목했다.

포린폴리시는 2014년 실시된 같은 조사에서 대량살상무기 문제를 언급한 사람의 비율이 14%였지만 이번 조사에서 10%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며 "최근의 북한 미사일 실험에도, 전문가들의 관심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정치 분석가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주로 강단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의 시각을 미국 정부의 정책과 같은 수준으로 간주할 수는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많은 재야 전문가들이 양당 대선주자들에게 자문을 하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 문제의 우선순위가 중동이나 러시아, 중국 문제에 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이번 설문에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국제관계학자 697명이 응답했다.

학자들은 '미국의 외교현안을 잘 다룰 대통령감'에 대한 설문에서 민주당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80.14%)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19.86%)보다 훨씬 많이 지목했다.

공화당에서는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54.38%)가 가장 많이 거론된 반면,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6.04%)이나 도널드 트럼프(1.66%),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1.51%)을 지목한 사람의 비중은 낮았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