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민은 지난 22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개그맨이 되기 위해 서울로 올라와서 KBS 시험에 5번 낙방하고 6번째 합격한 과정을 들려주었다. 그 과정 속에 개입하신 하나님과 시험에 합격한 이후의 인도하심에 대해 고백했다.
정지민은 “계속 시험에 떨어졌고 될 사람만 되는 건가 싶었다”며 “2010년도에 29살이었고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시험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때 김경아 선배가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라는 문자를 주셨어요. 그땐 그게 성경말씀인지 모르고 어떤 유명한 구절인줄 알았습니다.”
정지민과 김경아는 KBS 공채 시험을 준비하면서 서로 의지하며 친자매처럼 지냈다. 하지만 독실한 크리스천인 김경아는 정지민을 전도하기 위해서 압박을 주었던 적은 없었다고. 지혜롭게 조용히 기다려주었다고 한다.
김경아의 문자를 받고 시험을 본 정지민은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라는 마음으로 시험을 봤다. 모든 상황이 순조롭게 열리면서 2010년에 드디어 합격을 하게 됐다. 정지민은 춘천에서 서울로 온지 6년 만에 닭갈비집을 하는 부모님에게 합격 소식을 전하게 됐다.
KBS 25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정지민. 하지만 합격의 기쁨도 잠깐. 정지민의 동기는 신보라 김영희 권미경 이희경 김기리 송영길 등. 이들은 공채 개그맨이 되자마자 인기를 얻으며 두각을 나타냈다. 정지민은 막상 합격은 했지만 코너를 맡지 못해 힘든 시간을 다시 보내게 됐다.
그는 “동기들은 합격을 하자마자 유명해졌다”며 “그들은 방송하느라 바쁘고 저는 막내 기수로 허드렛일 하느라 바빴다. 복사, 청소, 커피 등은 막내 기수가 다 하는 건데 동기들이 틈나는 대로 도와줬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굉장히 외로웠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자존감도 바닥을 치기 시작했다.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를 올리는 데는 그 뒤에서 수많은 개그맨들이 아이디어들을 내놓지만 정작 무대에 오르는 팀은 손에 꼽힌다. 그마저도 인기가 없다 싶으면 코너가 사라지는 무한 경쟁체제. 그는 “무대 위에서 밝고 재밌는 웃음만 주는 줄 알았는데 무대에 올라가기까지 너무 힘들었다”며 “선배님들이 ‘이제 시작이야’라고 하셨지만 정말 상상도 못한 세계가 펼쳐졌다. 자존감이 낮아지고 매일 밤 울었다”고 털어놨다.
그런 와중에 사건이 터졌다. 자존감이 낮아질 대로 낮아진 상황에서 한 선배가 “6년 동안 준비해서 합격했는데 커피 타려고 공채됐냐”고 했던 것. 이에 정지민은 설움이 복받쳐 올라 화장실로 뛰어갔고 혼자 울기 시작했다. 그때 ‘똑똑’ 신보라의 노크 소리. 모든 상황이 다 싫고 원망스러운 그때 신보라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무릎을 꿇고 그의 손을 잡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하나님은 아시잖아요. 언니를 위로해주시고 치료해주세요. 우리 지민 언니 잘 봐주세요.”
정지민은 “보라가 저를 위해 기도를 해줬는데 눈물만 났다. 보라도 울고 저도 울고. 그 와중에 성령님이 찾아오신 듯 하다. 그날 경아 선배한테 문자를 보냈다. 선배님 다니는 교회에 가고 싶다고 문자를 보냈다”고 전했다.
김경아는 정지민을 위해 6년 동안 중보기도를 하고 있었다. 정지민은 “처음 교회를 가는데 제가 온다고 하니까 예배당에 김경아 선배를 비롯해 권재관 송중근 신보라 신고은까지. 저를 둘러싸고 앉아서 예배를 드리셨다”고 회상했다.
정지민은 2012년 1월 27일 처음 교회를 나가기 시작해 지금까지 믿음 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리고 뜨거운 마음으로 신앙의 멘토인 김경아의 모든 사역에 동행했다. 문화사역팀인 ‘엘라인’(EL-LINE:하나님라인)도 함께 하고 있다. 정지민은 현재 극동방송 ‘클릭비전’, CMTV ‘찬양하는 어린이 씽씽씽’, CTS ‘예수사랑 여기에’ 등 기독교 방송에도 출연 중이다.
정지민을 마음 아프게 했던 ‘개그콘서트’라는 무대. 그는 ‘후궁뎐’이라는 코너로 2014년 많은 사랑을 받았고 지난해 11월부터는 ‘301호, 302호’ 코너에 출연 중이다. 정지민은 이 코너에서 김민경 정승환 등 믿음의 동역자들과 함께 기도하며 무대에 오르고 있었다. 정지민은 “승환 오빠가 결혼을 하고 더욱 믿음이 좋아지셨고 민경씨도 힘들 때면 교회에 가서 기도를 드린다”며 “예전에 ‘후궁뎐’이란 코너를 했을 때 김경아 선배가 손을 잡고 기도를 해주셨는데 이제 제가 기도 인도를 하고 무대에 선다. ‘경아 선배님처럼 되고 싶다’고 했는데 하나씩 이루어지고 있어서 감사하다. 무대에 오르기 전에 ‘하나님 붙잡아주세요!’라고 하고, 무대에 내려올 땐 ‘모든 영광 주님께 할렐루야!’라고 기도한다”고 했다.
정지민의 지금의 기도제목은 가족 구원이었다. 정지민은 “경아 선배도 부모님이 믿음이 없으셨는데 나중에 다 믿게 되셨다”며 “저도 부모님이 믿으시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소망을 전했다.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내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를 보고 사람들이 하나님이 궁금해질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