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자르면 왜 안 되는지 쓰시오’ 무서운 아파트 설문

입력 2016-02-22 16:52
한 네티즌이 자신이 사는 아파트 경비원 감원 찬반 설문지가 찬성 의견을 유도하게끔 편향되게 작성됐다고 고발했다. 경비원 감원 찬성과 다르게 반대 의견을 내는 입주민에게 사유와 대안을 구구절절하게 적어내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네티즌들은 “경비원 감원은 이미 기정사실로 정해진 거 아니냐”며 의아해했다.

22일 각종 커뮤니티에는 최근 한 네티즌이 공개한 설문지 한 장이 퍼지고 있다.

네티즌 ‘smo**’은 20일 트위터에 ‘경비실 통합에 대한 인원감축 찬반 동의서’라는 제목의 아파트 설문 사진을 촬영해 올렸다. 이 네티즌은 경비원 6명 감원 찬반 동의 설문에서 찬성 의견을 적어내는 것은 쉽지만 반대 의견을 내려면 그 이유와 대안까지 적어야한다고 분노했다.


smo** “지금 사는 아파트에서 경비원 감축에 대한 찬반 동의를 받는데 반대의 경우에만 사유를 써야 하는데 열 받아서 구구절절 써줬다”며 ‘세대별 절감 예상액이 크지 않고, CCTV증설보다 사람 6명이 있는 게 보안에 더 도움이 된다’는 사유를 적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경비원 감원 반대를 재고해달라며 입주자대표회의에 보낸 편지도 공개했다.


두 글은 트위터에서 각각 4000건 이상 리트윗(퍼나르기) 되며 관심을 받고 있다. 트위터 외에도 여러 커뮤니티에도 캡처돼 퍼지고 있다.

“귀찮으니깐 그냥 찬성하라는 것 같다” “우리는 찬성인데 반대이면 구구절절 이유를 써봐라고 하는 것 같다.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넌 대답만 하면 돼’ 라는 뜻의 신조어) 설문이다”며 편향성을 지적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