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예술경영지원센터(이하 예경)로 이관된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가 당분간 예술감독을 두지 않은 채 치러진다.
예경은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10주년 기념 간담회를 열었다. 예경은 2006년 1월 예술작품의 유통구조 개선과 예술기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문예술법인단체 평가센터와 서울아트마켓 운영사무국을 통합하면서 설립됐다.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타공공기관으로, 2014년에는 문체부의 국제문화교류 지원전담기관으로 지정됐다.
김선영 센터장이 감기에 따른 입원으로 불참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는 SPAF의 운영 방향에 관심이 집중됐다. SPAF는 우리나라의 최대 공연예술축제지만 그동안 여러 차례 운영 주체와 조직이 바뀌었다. 특히 지난해 15회를 끝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센터에서 예경으로 넘어갔다. 예경이 치러온 서울아트마켓과 함께 SPAF를 운영함으로써 한국 공연예술의 해외 진출이라는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는 문체부의 뜻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축제 인력은 물론 극장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예경으로의 급작스런 이관은 논란을 낳았다. 특히 당시 예술위 산하 독립기구였던 공연예술센터가 부서 안에 통합팀에 따라 자리가 없어진 유인화 센터장이 남은 임기 동안 SPAF 사무국장으로 파견가는 처지가 된 것도 뒷말이 분분했다.
예경 관계자는 “SPAF 담당자들 중 무용 프로듀서와 축제 실무를 아는 직원 등 2명이 예경으로 파견됐다. 그리고 올해와 내년 2년간은 예경과 예술위가 SPAF를 공동 개최하기로 결정하면서 공연예술센터의 대관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면서 “예술감독은 두지 않은 채 연극계와 무용계의 전문가로 운영위원회를 꾸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축제 예산 등이 여전히 확정되는 않은 것은 물론 사업비 안에 인건비가 포함되는 예경의 조직 특성상 예년보다 규모가 줄 것이라는 우려는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또 예술감독 부재로 인한 축제의 방향성 문제도 계속 지적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예경은 올해 주력을 기울이는 사업으로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확대를 꼽았다. 일찌감치 통합전산망을 구축해 작품별 누적 관객수와 매출액을 투명하게 알 수 있는 영화와 달리 공연은 신뢰할 만한 공식 통계가 없다. 이에 따라 문체부와 예경은 2014년부터 주요 국공립 공연장을 중심으로 공연예술 통합전산망을 시범운영하고 있다. 현재 국립극장, 예술의전당, 명동예술극장, 세종문화회관, LG아트센터 등 공연장 14곳과 나눔티켓, 대학로티켓닷컴, 사랑티켓 등 티켓예매처 3곳 등 17곳이 연계기관으로 있다. 하지만 국내 최대 티켓예매처인 인터파크를 비롯해 주요 티켓 사업자가 참여하지 있지 않기 때문에 효용성이 없는 상태다.
하지만 예경은 올해 문체부와 함께 공연전산망 운명 및 정보 수집 근거 마련을 위한 공연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 기관의 참여에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다. 법률 개정이 이뤄지면 앞으로 국립극장 등 통합전산망과 연계된 극장에서 공연할 경우 티켓 발권 데이터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예술경영지원센터 이관된 SPAF, 예술감독 없이 치른다
입력 2016-02-22 16:43 수정 2016-02-22 1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