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은 서울시 공식 페이스북에 올라온 건데요. 1분30초 분량의 이 영상은 게시된 지 3일 만에 4만6000건의 재생수를 기록하고 130건이 넘는 공유가 이뤄졌습니다.
영상을 본 많은 네티즌들은 아직 세상이 훈훈하다는 감동 댓글을 이어갔지만 일각에선 자칫 잘못하면 아동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네티즌도 있었습니다.
처음보는 사람이 갑자기 친구가 되어달라고 한다면?..아직 우리 사는 세상은 많이 따뜻합니다.도움이 필요할 땐 #손을뻗으세요그리고...#그_손을_잡아주세요*출처 : ak몰 mvp서포터즈#서울시 #범죄예방실험카메라
Posted by on 2016년 2월 18일 목요일
지난 19일 서울시 페이스북에는 “처음 보는 사람이 갑자기 친구가 되어 달라고 한다면?”이라고 반문한 뒤 “아직 우리 사는 세상은 많이 따뜻합니다. 도움이 필요할 땐 손을 뻗으세요”라는 글과 함께 동영상 하나를 공유했습니다. 영상의 출처는 AK몰 MVP서포터즈라고 명기돼 있습니다.
영상에는 한 여학생이 등장해 불안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더니 “아까부터 뒤에서 누가 쫒아오는데 저랑 친구인 척 해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부탁합니다. 이어 자막으로 “당신은 처음 보는 사람의 친구가 되어 줄 수 있나요?”라는 질문이 화면에 박히면서 실험이 시작됩니다.
여학생은 거리에서 처음 보는 여러 시민에게 다가가 “수상한 사람이 쫓아와서 그러는데 저랑 친구인척 해주면 안 되겠냐?”며 도움을 청합니다. 시민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여학생의 도움을 거절하지 못합니다. “어디까지 가면 되냐?” “팔짱을 끼고 가자” “조심해라” “어떤 사람이냐” 등의 말을 건네며 학생과 동행합니다. 한 청년은 “자신이 한마디 해주는 게 어떻겠냐?”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죠.
실험 후 화면이 전환되면서 “처음 보는 학생의 부탁에도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주었다”는 자막이 화면에 박힙니다. 이어 낮 시간 공공장소에서 젊은 여성을 상대로 강력범죄가 잇따르고 있다는 인터넷 뉴스가 화면 가득 담깁니다. “손을 뻗으세요. 그리고 그 손을 잡아주세요”라는 짧지만 강한 메시지를 전하면서 영상은 끝이 납니다.
영상을 본 많은 네티즌들은 “감동적이다” “훈훈하다”는 댓글과 함께 아직까지 세상은 살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청년의 적극적인 대응에 찬사를 보낸 네티즌들도 많았죠. “내가 한마디 해줄까요라는 말에 눈물이 났다” “청년의 말에 감동 받았다” “청년의 반응이 유난히 훈훈하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댓글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한 네티즌도 적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아동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네티즌도 있었는데요. 이는 2010년 방영됐던 EBS 다큐멘터리 ‘아동 범죄 미스터리의 과학’에 담겨 있던 실험영상을 근거로 제시한 겁니다. 당시 방송에선 “아이들은 왜 낯선 사람을 따라가는가?”라는 주제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영상 속 아이들은 서울시 페이스북에 올라온 영상과 마찬가지로 어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습니다. 이 남성이 유괴범일지도 모르지만 아이들은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낯선 사람의 차에 타기까지 했죠.
이를 본 어른들은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아동을 유괴하는 과정에서 흔히 쓰는 수법이기 때문입니다. 방송은 당시 큰 화제를 모았고 어른들은 아이들을 보다 신중하게 교육시켜야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아졌습니다. 이처럼 일부 네티즌들은 서울시가 공유한 훈훈한 감동영상을 통해 EBS의 실험영상까지 연상하는 듯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게 먼저 떠오르시나요?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