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환경만 바꿔도 치매 예방”…서울시, 주거환경 가이드북 전국 최초 발간

입력 2016-02-22 17:20 수정 2016-02-23 10:37
자주 쓰는 물품 보관함.
수납물품 안내 스티커 .
‘집 디자인만 바꿔도 치매를 예방하거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어요.’

고령화로 치매노인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치매에 대응할 수 있는 주거환경 디자인을 소개한 가이드북을 국내 최초로 발간, 온·오프라인을 통해 보급한다고 22일 밝혔다.

‘인지건강 주거환경 가이드북’이란 제목의 이 책은 치매 관련 기본원칙, 방·욕실·거실·주방·현관 등 공간별 개선사항, 체크리스트, 실내 시범가구 사례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가이드북에 따르면 실내조명은 밝게 하고 조명 스위치와 전기 콘센트 등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벽지와 색채 대비를 두는 게 좋다. 수납장 안 물건이 무엇인지 쉽게 알 수 있도록 그림이나 표지를 부착하고 열쇠, 안경, 돈, 지갑 등 자주 사용하는 물건은 항상 같은 장소에 둬야 한다. 정서적 안정감을 줄 수 있도록 추억이 담긴 물건이나 액자 등을 놓아주는 것도 권장사항이다. 화투, 책, 퍼즐, 악기 등 인지능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즐거운 놀이가 될 수 있는 것들은 눈에 잘 띄는 곳에 둔다.

칼이나 가위처럼 날카로운 도구는 부엌 찬장 안에 넣어두고 치매가 진행되면 잠금장치를 해둬 접근을 차단해야 한다. 가스레인지는 가급적 전기레인지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시는 “소개한 내용들은 실제 치매고위험군과 치매가정에 적용해 6개월에 걸쳐 분석한 결과 효과가 입증됐다”며 “집 안팎의 작은 변화만으로도 치매에 대비하고 인지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데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가이드북은 25개 구청과 자치구 치매지원센터 등에서 열람할 수 있다. 서울시와 시 광역치매센터 홈페이지에서 e북으로도 볼 수 있다. 서울시는 신청사 지하 시민청 내 서울책방과 연게 판매처로 등록된 일반서점 16곳에서도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