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사한 러시아 반도핑 인사, 도핑실태 폭로하려 했다” 러시아 정부 배후설 기름부어

입력 2016-02-22 14:39 수정 2016-02-22 14:45
AP/연합뉴스

최근 급사한 전 러시아 반(反)도핑기구(RUSADA) 관계자가 러시아 체육계의 도핑(금지약물복용) 실태를 폭로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갑작스런 죽음의 배후에 러시아 정부가 있다는 의혹이 한층 더 커지고 있다.

영국 선데이타임스의 데이비드 월시(60) 스포츠 전문기자는 21일(현지시간) 칼럼에서 지난 14일 사망한 니키타 카마예프 전 RUSADA 집행이사가 지난해 12월 자서전을 공동집필하자고 제안하는 이메일을 보내왔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월시는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의 도핑 의혹을 처음 제기한 것으로 유명한 기자다.

이메일이 도착하기 1개월 전인 지난해 11월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러시아 육상 선수들이 광범위하게 도핑을 했으며 RUSADA 산하 모스크바 실험실의 일부 의사와 직원들이 공모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카마예프는 올해 52세로 2011년 3월부터 RUSADA를 이끌어오다 도핑 파문 직후인 지난해 12월 사임했다. 칼럼에 따르면 카마예프는 도핑 파문 뒤 관련 분야에서 설 자리가 없어지자 자서전을 통해 모든 걸 밝히리라 마음먹었던 것으로 보인다.

칼럼은 더불어 “카마예프가 스포츠약물연구소의 비밀 실험실에서 일한 28년 동안 알게 된 모든 것을 밝힐 생각이었다”면서 “아직 공개되지 않은 문서와 기밀 정보, 국내외 기관과 주고받은 서한 등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자서전 집필은 카마예프의 영어 구사 능력 부족 등의 이유로 중단됐다.

월시는 “(3일 사망해 함께 음모론이 제기된) 뱌체슬라프 시녜프 전 RUSADA 집행위원장에 비해 카마예프는 매우 활동적이고 건강했다”면서 “스페인에 있는 별장에서 사이클도 했고 사망한 당일에도 크로스컨트리를 했을 정도였다”며 심근경색으로 알려진 사인에 의문을 제기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