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제협력은행, 무기수출에 융자 검토”…방위산업 박차

입력 2016-02-22 13:12

일본 국제협력은행(JBIC)이 무기 수출에 관한 융자나 출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도쿄신문이 2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무기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무기 수출 3원칙’을 폐기하고 이를 허용하도록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을 2014년 4월 제정한 이후 JBIC 측은 무기 수출에 관한 융자를 검토해 왔다.

JBIC는 일본으로부터 무기를 수입하는 측에 저금리로 돈을 빌려주거나 무기 생산을 위해 국외에 설립되는 합병 회사나 현지법인에 출자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그간은 무기 수출 자체가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관련 융자가 시행된 적이 없으나 JBIC와 당국은 실제 융자가 성사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JBIC 홍보담당자는 “무기 수출에 융자나 출자를 할지는 정부가 제시한 안건에 달렸다. 엄격하게 심사하고서 판단한다”고 말했다.

무기 수출 정책을 담당하는 방위장비청 장비정책부 측은 “안건별로 정밀하게 심사하게 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용 가능하다면 무기 수출에 융자나 출자를 검토하면 좋겠다. JBIC가 성공하면 민간 금융기관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반응했다.

도쿄신문은 호주 잠수함 건조 사업이 JBIC의 무기 수출 융자 1호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목했다.

현재 일본, 독일, 프랑스가 전체 사업비 약 500억 호주 달러(약 44조1470억원) 규모인 이 사업을 수주하려고 경쟁하고 있다.

JBIC가 무기 수출 융자를 추진하는 것은 일본이 군수 산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일 안보문제에 밝은 마에도마리 히로모리 오키나와국제대학 교수는 “무기 수출 융자 제도가 마련되면 일본 경제는 군수산업에 대한 의존이 깊어지고 경제 발전을 위해 무기 산업이 없어선 안 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평화국가로서의 지위를 쌓아온 일본이 국제사회의 신용을 잃고 결과적으로 일본의 안전보장 자체가 위협당할 수 있다”고 도쿄신문에 의견을 밝혔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