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비밀리에 직원을 채용해 온 중국 공안 정보당국이 대학 웹사이트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요원을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중국 화동사범대학 채용센터 홈페이지에는 상하이 공안당국인 ‘상해국가안전국(上海市國家安全局)’의 채용공고가 실렸다. 그간 서방국가와 달리 비밀리에 직원을 모집해온 중국 정보당국의 관례에 비춰 이례적인 일이다.
2016년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한 이 광고에는 ‘중국 공산당의 지도력을 지지하며, 국가안보를 사랑해야 한다’는 조건과 함께 ‘남성 170㎝, 여성 160㎝ 이상’ 등의 키 제한과 시력 기준 등 신체능력과 더불어 컴퓨터 활용능력 등 필요 ‘스펙’도 기재됐다.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 러시아어 등 외국어 능력도 우대사항으로 적혔다.
눈길을 끄는 것은 ‘소수민족어’ 가능자를 뽑는다고 적힌 부분이다. 이 광고는 위구르, 티베트, 카자흐스탄, 몽골 등 소수민족어에 능통한 이를 우대한다고 밝혔다. NYT는 신장자치구 등 독립움직임이 있을 법한 지역에서 위구르어 등 소수민족어로 이뤄지는 반정부 온라인 활동을 감시하기 위한 인력일 것으로 추측했다. 이번 광고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뒤 정부 비판에 대한 감시 인력이 늘고 있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NYT는 지난 2007년 중국 정보당국 비공개 채용 시험에 응했던 익명의 중국인을 인용해 당시 1년 수습기간 동안 월 4000위안(약 75만원)을 받으며 최소 10년 계약을 해야 했다고 전했다.
NYT가 전화로 접촉한 해당 대학 채용센터 담당자는 광고 내용이 내부용일 뿐 밖으로 유출될 성격의 것이 아니었다면서 ‘수많은’ 학생들이 채용에 응했다고 전했다. 현재 홈페이지에서 해당 공고는 사라졌으나 주소 상 조회는 가능한 상태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위구르어 할 줄 아는 사람 뽑습니다” 베일 벗고 ‘대학생 공개채용’ 나선 중국 정보당국
입력 2016-02-22 1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