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서 남산까지 보행터널로 한번에 오른다...예장자락 보행네트워크 조성

입력 2016-02-22 11:12
조선시대 군사들의 무예훈련장(예장)이 있던 곳이었지만 일제강점기와 군사정권 시절을 거치면서 옛 모습을 잃은 후 고립돼온 남산 예장자락이 2018년 2월 도심공원으로 조성돼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또 현재 차량만 다니는 남산 1호터널 입구 지하차도는 사람이 걷는 보행터널로 변신하고, 터널이 끝나는 지점에는 친환경 곤돌라 스테이션과 서울의 야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들어선다.

서울시는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 설계 공모를 진행한 결과 ‘샛·자락 공원’이 당선작으로 최종 선정됐다고 22일 밝혔다. 도심공원으로 재생되는 지역은 예장자락 2만2330㎡다. 당선작은 기존의 건물, 터널 등의 물리적인 철거를 최소화하고 재사용하는 도시재생 방식을 채택해 여러 시대를 아우르는 역사지층을 보존하는 예장자락만의 특별한 공원을 계획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는 예장자락의 공공청사 중 일부는 철거해 공원으로 조성, 본래 자연경관을 되찾고 과거 중앙정보부 6국 건물이었던 시청 남산제2청사는 역사성을 고려해 존치, 인권센터로 재조성한다.

특히 예장자락이 도심과 남산을 잇는 최적의 입지라는 점에 주목해 주변 도로·교통체계를 보행위주로 대폭 개선함으로써 명동, 남산 한옥마을 등 인근 관광명소는 물론 남대문시장, 서울역고가, 세운상가 등과도 보행 네트워크로 연결해 서울의 동-서 보행축을 잇는다는 구상이다.

우선 약 100m 길이의 남산 1호터널 입구 지하차도(명동~구 TBS교통방송 인근)을 보행터널로 바꾼다. 보행터널 내부에는 전시, 휴식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조성된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찻길과 높은 경사 등으로 사실상 단절됐던 에장자락으로의 보행길이 열리게 돼 명동역 인근에서 곤돌라스테이션까지 완만한 길을 따라 한번에 걸어 올라갈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친환경 곤돌라를 타면 남산 정상까지 갈 수 있다. 곤돌라는 888m 구간에서 운행되며 시간당 1200명을 수송하게 된다.

예장자락에서 사방으로 뻗어나갈 보행 네트워크는 자연, 역사, 문화를 테마로 사람의 길(시청~예장자락~남산 한옥마을), 나무의 길(인왕산~예장자락~남산), 역사의 길(돈화문로~예장자락~남산 산책로), 문화의 길(청계천~예장자락~재미로) 4개의 길이 조성된다.

또 관광버스의 남산정상 진입을 전면 통제해 남산의 대기질을 개선하고 남산을 산책하는 시민들의 보행안전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른 친환경 대체 교통수단으로 남산케이블카와 별개로 곤돌라를 신설해 방문객의 불편을 해소한다. 아울러 시는 공원 지하에 30면 규모의 주차장을 조성해 관광버스 주차난 해소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시는 당선작을 비롯한 입상작 7개 작품을 다음달 4일까지 시청 본관 1층 로비에 전시한다. 시는 당선자와 3월 중 계약하고 기본 및 실시설계를 거쳐 올해 말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며 철거공사는 7월에 진행한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