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비례대표 20년, 장애인 문화복지 전문가 국회입성 가능할까

입력 2016-02-21 20:38 수정 2016-02-22 12:20
4월 총선을 앞두고 국회에 입성할 장애인계 비례대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21일 장애계에 따르면 장애인 문화예술계에서도 자천 및 타천으로 국회의원 비례대표에 도전하는 인물들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도 장애인 정치할당제도가 도입된지 20년이 됐으나 아직까지 장애인 문화예술계 인사가 국회에 입성한 적이 없다”며 “본격적인 장애인 문화복지의 시대를 열기위해서도 장애인 예술가의 국회 입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는 6월 16~18일 대구광역시교육청과 사단법인 한국장애예술인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제2회 대한민국 어울림축전 등 장애인 예술가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직업 예술인으로 성공한 사례가 빈약한 실정이어서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입법활동을 왕성하게 전개할 장애인 예술가의 국회 입성이 적극 모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장안대학교 행정법률과 정승재 교수는 솟대문학 99호(2015 가을호)에 게재된 '한국장애인의회정치문화 20년의 분석과 전망'을 통해 “장애인비례대표 국회의원의 성비율은 여성이 3명으로 3분의 1에 불과했으며, 장애 정도별로 살펴보면 휠체어 사용자가 3명으로 경증장애인 위주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 교수는 “9명 모두 장애인단체장으로 장애인비례대표는 조직을 가진 단체에 돌아가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지난 20년 동안 장애인비례대표들이 발의한 법률은 205개로 13대 국회부터 지역구로 국회에 입성한 장애를 가진 국회의원 4명이 28년 동안 발의한 장애인 관련 법안 53개에 비하면 수적으로 4배나 늘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이 수치만으로도 장애인비례대표들이 장애인계에 미친 영향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에 따라 장애인 비례대표 제도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위한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20대 총선에서 장애인비례대표에게 요구되는 국회의원상은 복지에서 문화로, 남성 중심에서 여성으로, 단체장에서 전문가로, 경증장애에서 중증장애로, 장애인계 위치에서 대중적 인지도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 및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실시한 ‘장애인의 의회정치참여 경험에 관한 사례연구'에서도 장애인비례대표의 전문성이 강조된 바 있다.

장애인비례대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계를 포괄할 수 있는 전문성이 있어야 하고, 사회적인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는 대중적인 인지도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장애인 예술가의 국회 입성이 새롭게 시도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장애인비례대표는 장애인의 사회통합을 넘어 주류사회의 편입을 이루어내는 정치력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그러나 장애유형별 안배나 장애인단체의 대표성을 장애인비례대표 공천의 잣대로 삼는다면 장애인의회정치는 퇴보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장애인예술가 중 국회 입성을 원하는 인물은 휠체어를 탄 채 청와대에 처음으로 입성한 방귀희 솟대문학 대표, 인천시 무형문화재로 활동 중인 세계 최초의 시각장애인 고수 조경곤 씨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