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1일 여의도 당사에서 4·13 총선 지역구 공천 신청자들을 상대로 이틀째 면접 심사를 진행했다.
공관위는 서울 12곳과 경기 12곳 등 모두 24개 지역 선거구를 대상으로 진행된 이날 면접에서 예비후보들의 도덕성과 경쟁력 등을 집중적으로 검증했다.
구체적으로는 총선 승리 전략, 지역구 현안, 야권 후보자 대비 본인의 경쟁력, 개인 신상 문제 등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공천 결과에 승복할지를 미리 묻기도 했다.
심사는 지역 선거구별로 15분씩의 공동 면접 방식이었지만, 사전 서류 심사에서 전과나 각종 의혹 등의 문제점이 발견된 후보들에 대해서는 추가 질문도 뒤따랐다.
그러나 시간적 제약 등으로 신상 의혹 규명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상향식 공천 도입의 취지에 따라 현역의원까지 면접 심사에 참석해 자신의 약점을 소명하고 강점을 세일즈한 점도 예년과 달라진 점이었다.
이날 심사에서 가장 관심을 끈 지역은 강승규 전 의원과 안대희 전 대법관이 경쟁 중인 서울 마포갑이었다.
이들은 경선 여론조사를 할 때 외부 영입 인사에 한해 현행 당원 30%, 일반국민 70% 규정 대신 일반 국민 100%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하게 되는 부분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강 전 의원은 안 전 대법관이 마포갑 공천을 신청하자 "안 전 대법관을 외부 영입 인사로 보면 안 된다"고 주장해왔다.
강 전 의원은 면접 직전 기자들과 만나 총선에 임하는 각오와 관련해 "상향식 공천을 꽃피울 수 있도록 공정한 경선을 만들겠다"면서 "당이 당원 3 대 국민 7이라는 (여론조사) 기본 원칙을 밝힌 만큼 공정한 경선 룰을 (지역구마다)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안 전 대법관은 "당의 총선 승리에 진정으로 누가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 (관건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규칙이 정해지면 거기에 따르면 된다"고 말했다.
공관위 부위원장인 황진하 사무총장은 애초 부산 지역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안 전 대법관에 대해 "원래 마포갑에 출마하려던 게 아니지 않았느냐"고 질문했고, 이에 대해 안 전 대법관은 "당론은 서울 지역에 출마하라는 것이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공관위원은 강 전 의원에게 안 전 대법관을 마포갑으로 보낸 당의 결정에 반발한 이유를 물었고, 이에 강 전 의원은 "19대 때 낙천할 때도 해당 행위를 한 적이 없는데, 이번엔 당원들이 폄훼를 당해 분노를 격하게 표현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는 전언이다.
공관위는 재작년 5월 안 전 대법관의 총리 후보자 지명 및 사퇴 과정에서 거론된 전관예우 문제는 건드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의 지역구인 노원병에 도전장을 낸 이준석 전 비대위원의 면접 결과도 관심을 모았다.
이 전 비대위원은 면접에서 안 공동대표와 대결 시 자신이 가장 경쟁력 있다고 주장하면서 "정치공학적 측면이 아니라 내가 애착을 갖는 고향을 선택한 것이 다른 후보들과의 차이점"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김효재 전 의원을 비롯해 7명이 출사표를 던진 성북을과 길정우 신의진 의원, 최금락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 7명이 경쟁 중인 양천갑 등도 관심 지역으로 분류됐다.
차명진 전 의원(부천 소사)은 자신이 지역구 현장에서 몸으로 뛰고 있다며 쓰레기 봉투와 집게를 들고 나타나 눈길을 끌었고, 안산 단원고 인근 지역구인 안산 단원을의 박순자 전 의원은 세월호 트라우마를 앓는 생존 학생에 대한 지원 문제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유철 원내대표(경기 평택갑), 최형두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의왕·과천), 박선규 전 청와대 대변인(영등포갑) 등도 이날 면접을 했다.
원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특별히 원내대표라고 봐준 것도 없고 불이익을 준 것도 없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여론조사 비율, 우선 공천 문제 등 후보 선출 방식에 대해서는 "공관위에서 선거구별로 맞춤형 경선 방식을 채택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당헌·당규에 따라 정확하게 사심 없이, 자의적이거나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지 말고 객관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해석해서 공천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공관위는 22일 서울 19곳, 경기 12곳을 상대로 면접 심사를 계속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원유철 원내대표도 공천 면접 “선거구별 맞춤형 경선 예상”
입력 2016-02-21 1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