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국가대표 수영선수 선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가로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체포된 대한수영연맹 고위간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는 21일 수영 코치 등으로부터 수억원을 챙긴 혐의(배임수재)를 받는 정모(54) 전무이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씨는 특정 선수가 국가대표로 선발되도록 힘써 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지난 19일 서울 강동구의 한 장학재단에서 체포됐다.
정씨는 대한수영연맹 임원을 역임하는 수영 지도자 박모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수영클럽 소속 선수들을 잘 봐달라는 취지로 청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국가대표 선발을 결정하는 수영연맹 강화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2007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의 대선캠프에서 체육진흥본부단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검찰은 정씨가 수수한 뒷돈이 수영연맹의 다른 고위 간부들에게 흘러갔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국가대표 선발 청탁 비리 의혹과 함께 연맹 관계자들의 공금 횡령, 원정 도박 의혹까지 전방위 수사를 벌이는 중이다.
검찰은 지난 19일 이모(48) 대한수영연맹 이사와 강원수영연맹 소속 지도자 2명을 공금 수십억원 횡령과 도박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은 7~8년간 수영연맹 공금을 빼돌리고, 강원랜드 카지노 등에서 10억원에 달하는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수영장 시설 공사와 관련된 청탁과 함께 공사 수주 업체로부터 수억원을 챙긴 혐의(배임수재)도 받고 있다. 수구 선수 출신 이씨는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다. 2010년 수구 국가대표 감독을 지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수영 국가대표 선발에 검은 돈이...수영연맹 전무 구속영장
입력 2016-02-21 1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