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1일 온라인판에 ‘몇 인치 차이로 교통사고를 피한 남성의 믿을 수 없는 순간’이라는 제목으로 25초 분량의 차량용 블랙박스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은 우리나라 커뮤니티사이트에서 영국 동영상 뉴스사이트 라이브리크를 거쳐 데일리메일로까지 전해졌다. 데일리메일은 영상을 홈페이지 첫 화면에 실었다.
블랙박스에 기록된 사고 시간은 지난 16일 오전 8시47분이다. 영상을 처음 공개한 우리나라 네티즌은 경기도 화성에서 촬영한 영상이라고 설명했다.
사고는 사거리에서 발생했다. 사고를 낸 덤프트럭은 블랙박스를 부착한 차량의 맞은편에서 다가오고 있었다. 덤프트럭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사거리 통과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블랙박스 화면의 왼쪽에서 진입한 검은색 승용차를 들이받고 그대로 횡단보도를 향해 돌진했다.
화면의 오른쪽에선 가방을 맨 젊은 남성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 추돌사고를 발견하고 잠시 머뭇거렸던 남성은 덤프트럭이 자신을 향해 돌진하자 쏜살같이 달렸다. 덤프트럭은 남성의 등 뒤로 지나갔다. 간발의 차이였다. 남성은 빠른 판단과 운동신경으로 목숨을 구했지만 덤프트럭을 피하는 과정에서 넘어져 다친 듯 곧바로 일어서지 못했다.
지구촌 네티즌들은 경악했다. 영연방국가는 물론 미국, 태국 네티즌까지 댓글을 달면서 덤프트럭 운전자의 난폭운전을 비난하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보행자를 위로했다. 네티즌들은 “보행자가 목숨을 건졌지만 평생 잊을 수 없는 충격적인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덤프트럭의 신호위반이나 과속의 증거가 있으면 운전자를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한 네티즌은 데일리메일에 실린 영상을 SNS 타임라인으로 다시 옮기면서 “한국을 ‘헬조선’이라고 스스로 비꼬는 이유를 외국인들에게 증명한 또 하나의 사례로 남았다. 한국의 교통환경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남기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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