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커뮤니티에 자막을 곁들여 소개된 해당 방송 캡처와 영상이 21일 네티즌들의 주목을 끌었다.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에서 의문을 가진 방송은 한국 재벌 현황 전반을 짚었다.
내용을 대략 살펴보면 이렇다. 방송에 출연한 패널은 “한국에서는 현재 재벌기업이 100군데 이상인데 그중 10대 재벌이 엄청나게 큰 힘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첨부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상위 10개 재벌이 국내 총 매출의 76.5%(2011년 기준)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 10개 회사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전체 국민의 3.6%(2013년 기준)밖에 되지 않았다. 즉 3.6%의 사람들이 전체 매출의 76.5%를 벌어들이는 기형적인 상황이라는 얘기다.
이처럼 재벌이 급성장한 이유는 “6.25 전쟁 뒤에 한국은 일본에게 경제지원금을 받아 경제성장을 이루었는데 이 정책을 지지한 것이 바로 이들 재벌이었기 때문”이라고 패널은 말했다.
그는 “전쟁 전에는 한국에 재벌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았지만, 이후 군사정권이 들어서면서 정치인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 재벌들이 여러 일을 따낼 수 있었다”면서 “이렇게 성공한 기업 일가들이 점점 크게 성장하며 신흥 재벌이 속속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일본방송이 본 한국의 미스터리★일본 방송에서 한국 경제의 문제점을 낱낱이 고발합니다. 재벌 위주의 경제정책으로 빈부격차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비판하는데요.혐한 수준의 악의적인 비난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만 한국의 실상을 정확히 잘 짚었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원본 영상https://youtu.be/q-VhqF7-b6Q
Posted by on 2016년 2월 20일 토요일
방송은 재벌가 밀집 지역인 서울 성북구 일대를 직접 찾기도 했다. 그러면서 “재벌 일가가 이 동네에 모인 이유는 근처에 청와대가 있기 때문”이라며 “군사 독재 정권의 대통령이 자신과 깊은 관계에 있는 재벌들을 가까이에 살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떻게든 정치와 유착하여 성장했다는 것을 이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방송 말미에 다른 패널은 “(한국의) 일반인들에게는 기회라는 게 너무 먼 얘기라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방송을 접한 대다수 국내 네티즌들은 “일본이 이런 지적을 하다니 불쾌하지만 반박할 수가 없다” “화나지만 맞는 말이다”라며 씁쓸해했다. 댓글창에는 “정말 기회가 없는 땅이다”는 자조 섞인 한탄이 이어지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