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한 10대 재벌… 한국의 불가사의” 반박불가 日방송

입력 2016-02-21 17:44 수정 2016-02-21 18:38
최근 한 일본 방송이 한국사회의 재벌중심 경제와 빈부격차를 낱낱이 꼬집었다. 방송은 이를 “한국의 불가사의”라고 일컬었는데, 국내 네티즌들의 적잖은 공감을 얻고 있다.

국내 유명 커뮤니티에 자막을 곁들여 소개된 해당 방송 캡처와 영상이 21일 네티즌들의 주목을 끌었다.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에서 의문을 가진 방송은 한국 재벌 현황 전반을 짚었다.

내용을 대략 살펴보면 이렇다. 방송에 출연한 패널은 “한국에서는 현재 재벌기업이 100군데 이상인데 그중 10대 재벌이 엄청나게 큰 힘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첨부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상위 10개 재벌이 국내 총 매출의 76.5%(2011년 기준)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 10개 회사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전체 국민의 3.6%(2013년 기준)밖에 되지 않았다. 즉 3.6%의 사람들이 전체 매출의 76.5%를 벌어들이는 기형적인 상황이라는 얘기다.

이처럼 재벌이 급성장한 이유는 “6.25 전쟁 뒤에 한국은 일본에게 경제지원금을 받아 경제성장을 이루었는데 이 정책을 지지한 것이 바로 이들 재벌이었기 때문”이라고 패널은 말했다.

그는 “전쟁 전에는 한국에 재벌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았지만, 이후 군사정권이 들어서면서 정치인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 재벌들이 여러 일을 따낼 수 있었다”면서 “이렇게 성공한 기업 일가들이 점점 크게 성장하며 신흥 재벌이 속속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일본방송이 본 한국의 미스터리★일본 방송에서 한국 경제의 문제점을 낱낱이 고발합니다. 재벌 위주의 경제정책으로 빈부격차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비판하는데요.혐한 수준의 악의적인 비난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만 한국의 실상을 정확히 잘 짚었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원본 영상https://youtu.be/q-VhqF7-b6Q

Posted by on 2016년 2월 20일 토요일


방송은 재벌가 밀집 지역인 서울 성북구 일대를 직접 찾기도 했다. 그러면서 “재벌 일가가 이 동네에 모인 이유는 근처에 청와대가 있기 때문”이라며 “군사 독재 정권의 대통령이 자신과 깊은 관계에 있는 재벌들을 가까이에 살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떻게든 정치와 유착하여 성장했다는 것을 이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방송 말미에 다른 패널은 “(한국의) 일반인들에게는 기회라는 게 너무 먼 얘기라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방송을 접한 대다수 국내 네티즌들은 “일본이 이런 지적을 하다니 불쾌하지만 반박할 수가 없다” “화나지만 맞는 말이다”라며 씁쓸해했다. 댓글창에는 “정말 기회가 없는 땅이다”는 자조 섞인 한탄이 이어지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