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KCC 창단 후 첫 정규리그 우승

입력 2016-02-21 15:59 수정 2016-02-21 17:01
프로농구 전주 KCC가 팀 창단 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KCC는 21일 경기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마지막 날 안양 KGC 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하승진(24점 21리바운드)의 활약을 앞세워 86대 71로 이겼다.

36승18패를 기록한 KCC는 이날 인천 전자랜드를 누른 울산 모비스와 동률을 이뤘으나, 맞대결에서 4승2패로 앞서 정규리그 첫 우승을 확정지었다. KCC는 챔피언결정전에서는 2003-2004 시즌 등 총 3번 우승했지만 정규리그에서는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전신(대전 현대)을 포함하면 1997-1998 시즌부터 1999-2000 시즌까지 정규리그 3연패를 달성한 이후 16시즌 만에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선수시절 데뷔 첫해부터 정규리그 3연패의 주역으로 활약했던 추승균 KCC 감독은 사령탑에 오른 첫해에 정규리그 패권을 장악하는 영광을 안았다.

지난 3시즌 동안 하위권(10위·7위·9위)에 머물렀던 KCC가 이번 시즌 놀라운 경기력을 펼쳐 보이는 비결은 뭘까? 우선 추 감독의 리더십을 살펴보자. KCC의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으로 코치를 거쳐 사령탑에 오른 추 감독은 선수 시절 ‘소리 없이 강한 남자’로 불렸다. 수비와 리바운드 등 궂은일을 도맡아 하면서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2월 성적부진으로 자진사퇴한 허재 감독의 뒤를 이어 KCC 지휘봉을 잡은 추 감독은 ‘소리를 내는 강한 남자’로 변신했다.

추 감독은 강한 KCC를 만들기 위해 큰소리로 선수들을 독려했다. 그는 “예전처럼 신나는 농구를 하고 싶다”며 “선수들에게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 자세를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 감독은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10개 팀 중 유일하게 단신선수(193㎝ 이하) 안드레 에밋(191㎝)을 뽑았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에밋은 이번 시즌 54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25.7점을 쓸어 담으며 KCC의 공격을 이끌었다. 추 감독은 “에밋이 있어 든든하다”며 “에밋과 같은 해결사가 있다는 것은 감독으로서는 복이다. 접전 상황에서는 나와 선수들이 절대 안 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인천 전자랜드를 떠나 KCC에 합류한 허버트 힐도 경기당 평균 16.9득점을 올리며 제 몫을 다했다. 외국인 선수들이 펄펄 날자 하승진, 김태술, 김효범, 전태풍 등 국내 선수들의 플레이도 살아났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