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으로 국내 경제 전체가 위축될 수 있다고 금융연구원이 21일 지적했다. 금융연구원 박춘성 연구위원은 ‘주택담보대출의 거시경제적 파급효과’에서 “국내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집값이 하락하면 국내 경제의 총수요 감소효과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분석면서 “주택경기의 안정화를 유도해 주택가격 급변동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위험요소를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박 연구위원은 미국의 사례를 근거로 이같은 진단을 내놨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당시 미국에선 리먼브라더스의 파산보다 3분기 앞선 2007년 연말에 경기 대침체가 시작됐다. 2008년초부터 미국 경제에서 내수 소비의 성장률 기여도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급격한 수요 위축이 일어났고, 리먼브라더스 파산은 그 해 하반기에 가서야 일어났다. 즉 당시 미국의 경제 위기는 금융회사의 부실보다는 과다한 가계부채와 주택 순자산 가치 하락에 따른 총수요 감소에 의해 먼저 촉발됐다는 것이다.
박 연구위원은 “한국은 아직 주택가격의 뚜렷한 하락 조짐은 보이지 않지만, 통계청 가계동향 조사에서 평균소비성향(소비지출/월평균가구소득)은 2003년부터 계속 감소해 지난해 말 71.5%를 기록했다”며 “같은 기간 소득이 꾸준히 늘었는데도 소비지출이 줄었다”고 수요 감소 현상을 지적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주택경기를 활성화시키는 것은 (주택담보대출 공급 확대로) 신용공급 확장을 의미하는데, 이는 가계 빚이 더 빨리 늘어나게 해 (미국의 경기 침체와 같은) 리스크를 확대시키게 된다”면서 “반면 집값이 떨어지면 당장 총수요를 감소시켜 결국은 저소득층의 고용과 소득 감소를 유발할 수 있다”고 예측하면서 집값이 안정되도록 주택 공급 과잉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또 소득이 낮고 주택담보대출이 많은 계층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유한책임 대출 같은 사회안전망 확충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주택가격 하락시 총수요 감소 우려”
입력 2016-02-21 13:41 수정 2016-02-21 1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