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베스트셀러인 ‘앵무새 죽이기’의 작가 하퍼 리가 19일(현지시간) 89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미 앨러배마 주(州) 지역 인터넷언론인 ‘앨 닷컴’은 하퍼 리가 고향인 몬로빌에서 숨졌다는 사실을 시(市) 당국자를 포함한 다수의 지역 인사들로부터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하퍼 리는 1926년 4월 28일 몬로빌에서 변호사인 아마사 콜맨 리의 4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고향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니다가 앨러배마 대학으로 진학했고, 졸업 후인 1949년 뉴욕으로 이주해 항공사 예약창구 직원으로 일했다.
작가의 꿈을 키웠던 그는 8년 뒤 첫 소설인 ‘앵무새 죽이기’를 출판사에 보냈으나, 다시 쓰라는 요청을 받고 재집필에 들어갔다. 재집필 후 1960년 7월 11일 출판된 ‘앵무새 죽이기’는 곧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며 하퍼 리의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
미국의 대공황기인 1930년대 앨러배마의 한 소도시에서 벌어지는 혼란스러운 사회상과 흑인 차별 실태를 어린 소녀의 눈으로 낱낱이 고발한 이 소설은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4000만 부 이상 팔렸으며 영화와 연극으로도 만들어졌다. 하퍼 리는 1961년 이 소설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하지만 언니의 병 간호를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뒤부터 하퍼 리는 대중에게 많이 노출되지 않은 은둔에 가까운 삶을 살았다. 매일 아침 같은 패스트푸드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하거나, 선친이 세운 로펌에서 언니를 동행하는 하퍼 리의 모습이 마을 사람들에게 목격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앵무새 죽이기’의 후속작 ‘파수꾼(Go Set a Watchman)’을 출판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세계적 베스트셀러 '앵무새 죽이기' 작가 하퍼 리 별세
입력 2016-02-20 0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