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사원 1인당 25억원어치 주식 배분을 하겠다”고 나서자 롯데그룹은 “현실성이 없다”며 일축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 도쿄에서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은 물론, 글로벌 롯데그룹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롯데홀딩스의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19일 밝혔다.
지난 12일 롯데홀딩스 임시주주총회 소집요구 계획을 발표한 신동주 회장은 이날 도쿄에서 롯데홀딩스의 종업원지주회 회원들은 물론 일본 롯데그룹 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복지 프로그램 및 롯데홀딩스의 상장 계획을 소개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상장을 위한 첫 단계로 일본 ‘종업원지주회’가 보유 중인 롯데홀딩스 주식의 보유 대상을 확대해 일본 롯데그룹 사원 모두가 보유하는 주식보장제도를 제안했다. 제안된 주식보장제도를 통해 종업원 지주회가 보유 중인 롯데홀딩스 주식이 재분배되면 대략 추산으로 1인 당 ①종업원지주회원 1000주 ②종업원지주회원 후보 400주 ③일본롯데그룹 사원 200주 ④일본롯데그룹 관련 회사 사원 20주 그리고 ⑤일부 정년퇴직자는 120주의 롯데홀딩스 주식을 보유하게 된다.
비상장 기업인 롯데홀딩스의 예상 주식 가치는 1.1조엔(약 11조원)에 이를 것으로 신동주 전 부회장측은 추산하고 있다. 상장 후 롯데홀딩스의 주당 가격이 약 250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결국 “종업원 지주회로 묶여 있는 지분을 풀어주면 종업원 지주회원 1명당 25억원(1000주×250만원)을 보상해주겠다” 제안과 마찬가지다.
신동빈 회장이 이끄는 한국 롯데그룹은 이 같은 제안에 대해 “임시 주총을 앞두고 종업원지주회의 표를 얻기 위해 급조한 꼼수로, 현실성이 낮다”고 일축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가정에 또 가정에, 가정을 더한 뜬구름 같은 제안”이라며 “현재 홀딩스의 이사조차 아닌 신동주 전 부회장이 다시 임시주총에서 이사가 되고, 이사진들과 나머지 주주들을 모두 설득한 뒤 이사회와 주총을 거쳐 종업원 지주회 지분 등에 관한 정관을 바꾸고, 롯데홀딩스 상장까지 이뤄져야 가능한 일을 상상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측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추정한 홀딩스 지분의 시가(주당 250만원)와 1인당 배분 추정액(25억원)조차 근거가 뚜렷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또 1000억엔(1조원) 상당의 사재를 출연해 종업원 복리후생기금을 설립하고, 발생하는 수익으로 일본의 롯데그룹 임직원과 그 가족에 대한 장학사업 및 의료비 등을 지원하고 상장 전 주식매입을 통한 현금화 등 복리후생지원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서도 롯데그룹측은 “어떤 방법으로 재원을 마련해 내놓겠다는 것인지 구체적 설명이 없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종업원 지주회가 지금까지 신동빈 회장을 지지한 것은 롯데그룹의 미래 성장과 지속 가능성을 누가 더 확실히 보장할 것인가를 따진 결과”라며 “경영 비전은 수십억의 주식 지분을 줄테니 상장하면 개인적으로 팔고 나가건 마음대로 하라는 식의 유혹보다 훨씬 더 강력한 무기”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17일 롯데홀딩스 임시 주총에서도 동생 신동빈 회장은 15분 만에 ‘완승’을 거뒀고, 최근 한국 호텔롯데 상장 과정에서도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의 60%로부터 상장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받아낸 바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원 1인당 25억원어치 주식 배분하겠다'고 발표
입력 2016-02-19 1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