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경찰이 17일(현지시간) 중국 범죄조직의 돈세탁 사건 수사와 관련해 마드리드에 있는 중국공상은행(ICBC)을 압수수색했다.
스페인 내무부는 성명에서 “마드리드에 있는 중국공상은행을 압수수색해 임원 5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고 현지 일간지 엘파이스가 보도했다.
스페인 경찰과 세무당국, 유럽 공동 경찰기구인 유로폴(Europol)은 스페인에서 활동하는 중국 범죄조직이 이 은행을 통해 돈을 세탁해 중국에 송금한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중국공상은행은 중국 4대 국유은행의 하나이다.
내무부는 “작년에 적발한 한 범죄조직은 중국공상은행을 통해 최소 4000만 유로(약 548억 원)를 돈세탁했다”고 확인했다.
유로폴은 이날 압수수색에는 경찰 100여명이 동원됐다고 밝혔다.
중국공상은행은 “수사에 유의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도 이 사건이 양국관계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공정한 수사와 자국민의 권리 보호를 촉구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보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스페인 측이 법에 따라 공정하게 사건을 처리하고 중국 기관과 인원의 합법적인 권익을 보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통해 양국관계의 양호한 발전추세를 유지하기를 원한다며 중국이 스페인 측과 이 사건에 대한 소통을 강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스페인 경찰은 지난해 마드리드에서 활동하는 중국 범죄조직 소탕작전의 연장선상에서 이번에 은행 압수수색을 펼쳤다.
중국인 범죄조직은 탈세를 목적으로 세관에 신고 없이 중국에서 물건을 대량 밀수입한 뒤 이를 팔아넘기고는 중국공상은행에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공상은행은 자금 출처를 확인하지 않고 불법으로 이를 중국에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스페인, 범죄조직 돈세탁 수사…중국공상은행 압수수색
입력 2016-02-18 2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