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게 기자지” 국방부 대변인 앵무새 답변 일침

입력 2016-02-19 00:09
'비디오머그' 화면 캡처

“100m에서 1㎝ 떨어지면 전자파가 뚝 떨어집니까?”

“안전조치를 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대변인은 101m에서 살 수 있으십니까?”

“안전하기 때문에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레이더의 안전성을 두고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과 기자가 나눈 대담이 주목받고 있다. 기자의 날카로운 질문은 감탄을, ‘안전하다’는 말만 반복하는 대변인의 답변은 한숨을 자아냈다.

18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SBS 소셜 동영상 뉴스서비스 ‘비디오머그’가 제작한 국방부 정례 브리핑 질의응답 영상이 화제를 모았다.

문 대변인은 지난 16일 열린 브리핑에서 “사드 체계는 인체와 환경에 큰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이를 듣던 한 기자는 “사드 레이더 100m 안에서는 어떤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2009년 괌 환경영향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미군은 사드 레이더로부터 100m까지를 위험 구역으로 설정했다. 위험 구역에 들어오면 심각한 화상과 내상을 입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변인은 “사드 레이더 안에서는 인체에 유해하다”며 에둘러 답했다. 이에 기자는 “100m에서 1㎝떨어진 곳에서는 전자파가 뚝 떨어지느냐”고 반문했다. 문 대변인은 “100m 위험지역에 대해서는 안전조치를 강구하고 있기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기자는 답답한 듯 “전자파는 어떻게 감소하느냐”고 다시 물었다. 문 대변인이 제대로 답하지 못하자 “전자파는 거리의 제곱 분의 1로 감소한다. 급격히 감소하긴 한다. 그러나 절대 제로가 되지 않는다. 100m 밖에서도 분명하게 전자파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뒤이어 기자가 “대변인이라면 101m에서 살 수 있느냐”고 묻자 문 대변인은 “안전하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어떤 질문에도 속 시원하게 답하지 못하는 국방부 대변인의 모습은 네티즌들을 들끓게 했다. “저게 무슨 브리핑인가. 근거 없는 안전방송 수준이다” “대변인은 준비를 하나도 안 하고 나온 건가” “앵무새인줄 알았다” 등의 비난이 줄을 이었다.

동시에 어떻게든 답을 끄집어내려했던 기자에겐 박수가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이런 게 기자”라며 감탄을 마지않았다.

국방부 대변인을 향한 속시원한 질문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3418169▶보는 것이 믿는 것 VIDEO MUG

Posted by on 2016년 2월 16일 화요일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