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 쌍둥이 자매가 동시에 척추측만증 교정수술 받았다

입력 2016-02-18 15:59
강남우리들병원 정형외과 측만증센터 김경환 전문의. 오른쪽 사진은 쌍둥이 자매의 척추측만증 수술 전후 척추뼈 모습. 강남우리들병원 제공

특발성(원인불명의) 척추측만증을 가진 이란성 쌍둥이 환자가 동시에 척추교정수술을 받고 꼿꼿한 척추를 갖게 됐다.

강남우리들병원(병원장 김호진)은 측만증센터 정형외과 김경환(사진) 전문의가 최근 자라면서 척추측만증을 나란히 갖게 된 14세 이란성 쌍둥이 자매 이현주·현지(가명) 양의 비뚠 척추 뼈를 동시에 수술하는데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현주, 현지 쌍둥이 자매는 현재 변형이 모두 교정된 상태로 건강하게 회복 중에 있다.

병원에 따르면 이양 자매는 감기, 아토피 등 거의 모든 병을 같이 겪을 정도로 닮은 구석이 많았다. 성장하면서 엄마는 쌍둥이 자매의 등이 모두 옆으로 휘는 것을 발견했고 모 병원에서 척추측만증 진단을 받았다. 이후 교정치료를 받았지만 진행을 막지 못해 자매는 몸통이 한쪽으로 치우쳐 옷을 입어도 변형이 심하게 관찰되고 보행 시 균형을 잡는데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결국 성장기 아이들의 건강상태를 우려한 이양 부모는 교정 치료를 받기 위해 쌍둥이 자매를 동반, 우리들병원을 찾았다. 검사결과 자매는 각각 47도, 53도의 척추 측만 변형과 함께 다리 길이에도 차이가 심한 것으로 진단됐다.

김경환 전문의는 척추경 나사를 이용한 척추 회전 변형과 측만 변형을 동시에 교정하는 수술을 실시했다.

김 전문의는 “이란성 쌍둥이가 동시에 척추측만증이 이처럼 심하게 진행된 경우는 매우 드물다. 아이들이 함께 수술 받기를 원했고 의료진 입장에서도 환자의 심리적 안정감이 중요하다 판단해 수술을 동시에 진행했다. 40도 이상의 고도 변형은 외형적으로도 기능적으로도 앞으로의 건강 상태에 일상생활을 수행하는데 지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교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척추측만증은 정면에서 보았을 때 일직선이 되어야 할 척추가 옆으로 휘는 병이다. 전체 인구의 약 2%에서 발생하며, 그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측만증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최근 성장기 청소년들에게서 비만, 운동부족, 좋지 못한 자세 등의 생활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결합되어 척추측만증이 많이 나타난다는 가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따라서 장시간 학습하는 학생들이라도 적절한 운동을 병행하고 좋은 자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척추측만증 치료는 성장 정도나 만곡의 위치, 각도 등을 통해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 성장 과정에 있으며 20도 미만일 때나 성장이 끝난 후 40도 미만일 때에는 관찰에 그치지만, 성장 과정에 있는 20~40도의 만곡으로 주기적인 관찰을 통해 진행이 확인된 경우나 처음 진찰이라도 커브가 진행할 위험성이 높은 경우에는 보조기 착용을 통해 우선 급격한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성장기의 만곡이 40도 이상이거나, 변형이 심해 일상생활이 어려울 경우, 외관상 보기 흉할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