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각종 커뮤니티에는 전날 SBS의 ‘2백만 원 먹고 30만 원 계산? 갑의 무전취식’보도가 퍼지면서 공분을 자아냈다.
SBS에는 세종문화회관 정모 단장이 지난 설 연휴 식구 11명과 함께 랍스터까지 나오는 코스요리를 먹은 뒤 33만원만 지불하는 모습이 나왔다. 1인당 21만원정도 하는 코스로 원래라면 230만원을 내야 한다. 정 단장은 이후 들른 삼청각 내 찻집에서 아예 돈을 내지 않았다고 SBS는 덧붙였다.
그러나 정 단장은 식구들과 먹은 음식이 그렇게 비싼 것인 줄 몰랐고, 직원이 알아서 메뉴를 내온 것일 뿐이라고 발뺌했다. 그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1인당)3만 원짜리를 먹었다”고 해명했다.
네티즌들은 정 단장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사실상 무전취식이나 다름없는 행동을 했다며 분노했다.
한 네티즌은 “한국에는 잘사는 거지가 너무 많다. 저렇게 살아서 돈을 모은건가”라고 일침을 가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생활고로 물건을 훔치는 이들보다 더 죄질이 나쁘다”며 분노했다.
“나라의 이런 도둑만 잡아도 나라살림이 훨씬 더 나아지겠다” “그냥 미안하다고 해도 모자랄 판에, 고급식당에서 랍스터까지먹고 3만원 줄 알았다고 변명하냐”고 탄식했다.
또 대부분 계약직인 삼청각 직원이 임원의 힘 때문에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삼청각 전 직원의 증언에 네티즌들은 “혹시나 잘릴까봐 눈치 봤던 직원들이 너무 불쌍하다” “돈 있고 권력 있는 사람이 ‘갑질’ 하는 이곳이 바로 헬조선”이라며 슬퍼했다.
SBS는 “정 단장이 지난해 8월 삼청각에서 서울시 공무원 3명과 저녁을 먹어 150만원 정도 나온 때도 계산 내역을 올리지 않는 방식으로 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면서 정 단장과 같이 삼청각에서 무전취식을 한 세종문화회관 임원들이 이전에도 있었다고 고발했다.
1970~80년대 정치인이 많이 찾는 요정으로 유명했던 삼청각은 현재 고급 한정식당으로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가 소유하고 세종문화회관이 관리한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