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잘 한다더니…” 한·중 관계 악화로 박근혜 정부 외교 ‘비난’

입력 2016-02-18 08:31
사진=역사학자 전우용 트위터 캡처

한·중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중국 정부가 한국과 미국이 공식적으로 논의에 착수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계획 철회를 강도 높게 요구하자 인터넷 곳곳에는 내정간섭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개성공단 운영 중단으로 남북관계가 파국을 맞은데 이어 사드 문제로 한·중관계까지 악화되자 박근혜 정부의 외교 행보를 강도 높게 비판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한 “결연히 반대 한다”는 표현을 써가며 반발 수위를 높여갔다. 그는 지난 15일 “관련국이 한반도 문제를 이용해 중국의 국가 안전이익을 훼손하는 데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틀 뒤인 17일에도 정례브피링을 통해 “우리는 관련국이 이 계획을 포기하기를 희망한다”며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는 중국의 안전 이익을 훼손하기 때문에 결연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는 “한반도 사드 배치는 긴장 국면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고 지역의 평화 안정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대 이유를 전하기도 했다.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도 최근 독일에서 열린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사드 배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숨은 의도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장예쑤이 외교부 상무무부장도 서울에서 열린 한중 전략대화에서도 명확히 반대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중국 기관지인 환구시보를 중심으로 현지 언론들도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할 경우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 “강대한 군사적 배치로 대응해야 한다” 등의 주장을 내놓으며 반대 의사를 전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이 한반도 사드 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곳곳에선 한국에 대한 중국의 내정간섭이 지나치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관련 기사 아래에는 삽시간에 수천건의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댓글에는 반중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우리가 중국의 속국인 줄 아는 건지 아니면 아직도 조선시대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건지 알 수 없다” “북핵 문제는 침묵해 놓고 한반도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에는 간섭하는 걸 보니 한국을 호구로 본 게 맞다” “중국과 한국이 동맹국이 될 수 없는 이유를 여실히 보여준다” “한국의 내정간섭 그만하고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핵문제 해결에나 신경써라”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북한은 물론 중국까지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박근혜 정부의 외교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전우용 역사학자는 SNS를 통해 박 대통령의 외교문제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는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남북관계에 이어 전략적 동반자 관계였던 한중관계도 파탄지경으로 치닫고 있는데 대통령 잘 하는 일 1위가 외교란다”며 “한국민의 40%정도는 파탄을 무척 좋아하는 게 분명하다”고 일갈했다.

해당 트위터는 삽시간에 150건의 좋아요와 수백건의 댓글이 달리며 많은 트위터리안들의 공감을 샀다. 400건이 넘게 리트윗 되기도 했다. 전우용의 의견에 공감을 표현한 많은 네티즌들은 “외교를 잘한 다니 길 가는 개가 하품할 일이다” “파탄나도 40%는 찬성한다는 게 우리의 비극이자 현실이다” “북한을 경제적으로 제제하려다 사드 때문에 우리가 중국의 경제적 제재를 당할 수 있다” 등의 반응이 잇따랐다.

“중국 입장에서 전시작전권이 없는 한국에 사드를 배치할 경우 미국이 중국의 안보를 위협한다고 볼 수 있다” “동북아정세를 볼 때 사드 배치는 외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등의 반론을 제기한 네티즌도 있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