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교육가족, 존치교실’ 19일까지 해결방안 나오지 않으면 학교 정문 폐쇄

입력 2016-02-17 23:28 수정 2016-02-19 20:46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들이 사용하던 ‘존치교실’ 문제 해결방안이 오는 19일까지 나오지 않으면 학교 정문을 폐쇄하겠다.”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교운영위원회와 학부모회가 주축이 된 재학생 학부모 모임인 ‘단원고 교육가족’은 17일 오후 단원고에서 긴급 임시 총회를 열고 “존치교실을 학교의 주인인 재학생들에게 돌려달라”고 호소하며 이같이 밝혔다.

학부모들은 “희생 학생들의 10개 교실이 아직도 그대로 존치돼 있다. 유족과 시민단체는 교실을 영구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존치교실 앞에서 재학생들이 불안감과 우울감, 죄책감 등으로 인해 정상적 교육을 받기 어려우므로 다른 학교와 동일한 학습권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19일까지 경기도교육청의 확답이 없으면 학교 정문을 폐쇄해 모든 이의 출입을 저지하는 것은 물론 재학생 방과후 수업,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 교직원 연수 등을 모두 막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천명했다.

이날 총회에는 다음 달 2일 입학 예정인 신입생 학부모들도 나와 존치 교실 문제 해결을 호소했다.

신입생 학부모 A씨는 “혹시 아이가 단원고에 배정 받을까봐 학교, 교육청 등에 하루도 빠짐없이 전화해 ‘교실 문제 해결 없이는 신입생을 받지 말아달라’고 요구했지만 허사였다”고 말했다.

약 2시간 30분 간 진행된 총회에서 300여명의 참석 학부모들은 ‘우리 손으로 교실을 정리하자’ ‘유족들에게 우리 의견을 똑바로 전달하자’ 등의 의견을 냈다.

그러면서도 일부는 신입·재학생 학부모와 유족 간 대립 관계로 비춰지지 않도록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냈다.

추교영 교장은 “졸업식 이후 존치교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교육청의 약속을 믿은 것이 잘못이었다”며 “추모와 교육의 공간이 함께 있을 수는 없는 만큼 신입생·재학생 학부모 의견을 도교육청과 유족에게 전달, 이른 시일 내에 해결책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장기 학교운영위원장은 “유족들도 이제는 양보를 해줬으면 한다. 고3 진학 학생들은 곧 대학 입시를 준비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안산=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