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간 하루 사과 3개로 연명한 모델, 화려한 무대 뒤 까발리다

입력 2016-02-18 00:02 수정 2016-02-19 17:16
빅투와르 마손 도세르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유명모델 신디 크로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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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지나치게 마른 모델의 활동을 금지하는 법 제정에 영향을 끼친 모델이 있다. 이 모델은 한때 유명 브랜드와 일하며 인기 모델 20위까지 들었다.

17일 SNS미디어 ‘격’은 ‘8개월간 하루에 사과 3개로 연명한 18세 소녀의 5년 후 모습’을 전했다.

현재 프랑스에 사는 23세 빅투와르 마손 도세르가 그 주인공이다.

엄마와 나선 쇼핑에서 18세 여고생 도세르에게 그의 인생에서 지울 수 없는 악몽 같았던 일이 시작됐다.

도세르는 한 모델 에이전시의 눈에 띄어 파리 최고 대학 진학의 꿈을 접고 유명한 ‘엘리트’ 모델 에이전시에 들어갔다.

도세르는 깡마른 몸매의 소유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잔인한 지옥에 스스로 뛰어든 것이다.

그는 “아무도 나에게 살을 빼라고 한 적은 없다. 그러나 9월이 되자, 모두 ‘이제 곧 패션위크에 들어가야 하는데, 모든 옷이 XS사이즈(유럽 사이즈 32~34)일거야. 옷이 잘 맞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말에 도세르는 극단적으로 굶기 시작해 두 달 만에 10㎏을 감량했다.

이때 도세르는 하루에 사과 세 개와 탄산수만 먹었다. 탄산수는 포만감을 주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주일에 한번씩 닭이나 생선을 조금 먹었다.

그 결과 키 177㎝에 46㎏의 몸을 갖게 된 도세르는 파리, 밀라노, 뉴욕의 오트쿠튀르 런웨이에 설 수 있었다.

알렉산더 매퀸, 미우미우와 같은 유명 브랜드와 함께 일을 하며 인기 모델 순위 20위까지 들게 됐다.

그러나 도세르에게 거식증이 찾아오며 고통스런 날을 보내야 했다.

맥박이 약해지고 머리카락이 빠지고 골다공증에 생리마저 멎었다. 패션쇼 도중 쓰러지기까지 했다.

그의 모든 사진은 조작돼 허벅지와 볼에 살이 추가됐다.

극단적인 체중 감량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위해 어린 모델들은 기자들 앞에서 일부러 많이 먹는 모습을 보이다 카메라가 사라지면 다 토해냈다.

갓 성인이 된 도세르는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외롭고 우울했다.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며 8개월 간의 모델 생활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모든 사람은 “넌 모두가 바라는 삶을 살고 있잖아”라며 그를 이해하지 못했다.

도세르는 삶이 너무 비참했다. 이제는 폭식 증세까지 더했다.

결국 모델 활동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5년 후 23세가 된 도세르는 최근 ‘더 말라야 해-탑 모델의 다이어리’란 책을 출간해 패션계의 숨겨진 진실을 모두 드러냈다.

다이어트에 대한 압박감뿐 아니라 여성들을 그저 천박한 옷걸이 취급하는 몇몇 유명 디자이너에 대한 생각도 담았다.

칼 라거펠트는 “샤넬 옷은 가슴 있는 여자들에게는 맞지 않아”라고 말하지만 도세르는 여기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여자는 본래 가슴이 있어야 하지 않은가. 왜 일반 여성들의 몸에 맞는 옷을 만들지 않는가”고 비난했다.

도세르의 사연은 지난해 프랑스에서 지나치게 마른 모델들의 활동을 금지하는 법 제정에도 영향을 끼쳤다.

도세르는 모델이 되고 싶은 10대 소녀들에게 “누군가 살을 빼라고 하면, 바로 도망쳐야 해”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제 M사이즈 옷을 입으며 영화계에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