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테러범 아이폰 잠금해제 해독 요청 거부

입력 2016-02-17 21:14 수정 2016-02-18 00:16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테러범의 아이폰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라는 법원의 명령을 애플이 기업철학을 들어 거부했다. 2년 전의 카카오톡의 수사기관의 감청요청 거부 사례를 연상시킨다. 비록 테러 수사라는 중차대한 문제이긴 하지만, 개인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고, 고객에게 약속한 휴대전화 시스템의 철통 보안에 대한 회사의 공약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누구의 입장이 맞는지에 대해 논란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팀 쿡 애플 CEO는 17일(현지시간) ‘고객에게 드리는 메시지'를 통해 “미국 정부는 애플이 우리 고객의 보안을 위협하는 전에 없는 조처를 받아들이라고 요구해 왔다”며 “우리는 이 명령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쿡은 FBI의 요구를 수용하는 행위는 고객의 개인정보를 위협할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FBI는 지난해 1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에서 발생해 14명이 숨진 무슬림 부부의 총기난사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아이폰의 잠금과 암호화를 풀지 못해 수사 답보를 겪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번 법원 명령에 거부한다”며 “그 명령은 당면한 법률문제의 차원을 뛰어넘는 더 심각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