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0대 총선 지역구 후보자 공모를 마감하고, 공천심사에 착수했지만 이제부터 '현역 의원 20% 물갈이'와 전략공천 문제 등 복잡한 공천 방정식을 이제부터 풀어야 하는 새로운 숙제에 직면했다.
특히 분당 여파로 텃밭인 호남에서 응모가 저조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영입인사의 텃밭 투입 등 다양한 공천 시나리오를 놓고 숙고모드에 들어갔다.
더민주는 지난 15~16일 4·13 총선 지역구 공천 신청을 마감한 결과 광주에 13명이 공천을 신청, 1.6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9대 총선 때 4대 1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더민주는 광주에 6명의 국민의당 현역 의원들이 포진하는 등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판단, 광주 공천을 가장 먼저 시작할 방침이다.
북구갑에는 강기정 의원이 혼자 신청서를 냈고 서구갑에는 현역인 박혜자 의원과 전남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송갑석 사단법인 광주학교 교장이 신청했다.
영입인사인 오기형 변호사도 광주에서 공천을 신청했지만 아직 지역구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도 광주 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는 당에서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이 있는 서울 동작을 출마를 가정한 여론조사를 돌리는 등 수도권과 광주 양쪽 투입을 모두 검토하고 있지만 결국 광주로 낙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천정배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서구을에는 이상갑 변호사를 영입하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혁신위원장직을 맡으면서 불출마를 선언한 김상곤 인재영입위원장을 대항마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수도권에서 서울은 48석에 84명이 신청해 1.75대 1, 인천은 12석에 16명이 신청해 1.33대 1, 경기 지역은 52석에 105명이 신청해 2.0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서울 마포갑에서는 노웅래 의원과 새누리당 안대희 전 대법관의 대결이 관심을 끄는 가운데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안대희 저격수'로 투입해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입법 로비'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신계륜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성북을에 공천을 신청했다.
임수경 의원은 같은 당 윤후덕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파주갑에 공천을 신청해 눈길을 끌었다.
아직 지역구 신청을 하지 않은 영입인사들의 배치도 관심이다.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이르면 오는 20일 전략공천 대상지역 10여 곳을 선정, 이달 말쯤 1차 후보군을 발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표창원 비대위원은 경기 용인 분구 지역 출마 등 수도권 투입이 유력한 가운데 비례대표로 출마해 전국을 돌아야 한다는 의견도 일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관 비대위원도 서울 관악을 등 수도권 출마가 거론된다. 김 비대위원은 전북 정읍 출신이지만, 이곳에는 이미 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이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세종시에는 이해찬 의원 등 3명이 신청, 3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대구(0.25대 1), 경북(0.4대 1), 경남(0.75대 1), 강원(1.11대 1), 울산(1.17대 1) 등 취약지역은 후보 공모가 더욱 부진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이와 관련, "당의 취약지역 출신들에 비례 대표를 할당하도록돼 있어 해당 인사들이 우선 비례를 겨냥해 지역구 신청을 안했고, 이 분들이 비례 경선에서 탈락하면 지역구로 돌릴 것이라는 실무진 보고가 있었다"고 말했다.
대구에서는 김부겸 전 의원(수성갑)과 홍의락 의원(북구을)이, 경남에서는 민홍철 의원(김해갑)과 김경수 경남도당위원장(김해을) 등이 신청서를 냈다.
영입인사인 김정우 세종대 교수는 강원도 철원·화천·양구·인제에 출마하겠다는 의사가 강하지만, 당에서는 수도권 투입 가능성도 열어놓은 상황이다.
현역 지역구 의원 87명 가운데 불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전 대표와 노영민, 최재성 의원 등이 공천 신청을 하지 않았다. 호남 불출마를 선언한 김성곤 전략공천관리위원장도 신청하지 않았다.
21명의 비례대표 의원 중에서는 5명이 신청하지 않았다. 이 중 용인의 분구 지역을 노리는 김기식, 백군기 의원은 선거구 획정 지연으로 신청을 보류했다.
최민희, 한정애 의원은 분구가 예상되는 경기 남양을과 서울 강서을에 각각 공천을 신청했다.
김용익 의원은 출마하지 않을 방침이며, 홍종학 의원은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전순옥 의원은 다시 비례대표 신청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더민주, 광주 경쟁률 1.63대 1...텃밭 맞아?”
입력 2016-02-17 1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