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당 대표는 공천에 관여하지 말라고 해라. 당 대표가 끼면 결론이 안 난다"
새누리당의 20대 총선 후보공천 '관리'를 책임진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17일 김무성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과거에 당 대표에게도 공천을 안 준 적이 있다"는 '엄포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전날 자신이 발표한 총선 공천룰에 대해 김 대표가 "선거에 지는 한이 있더라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도높게 비판한 데 대해 물러서기는 커녕 오히려 초강수를 두며 반격에 나선 것이다.
이 위원장의 '반란'은 예견된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일찌감치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공천에 연연해 하지 않아도 되는 입장인데다 공무원연금개혁 법안 처리 등을 놓고도 김 대표와 충돌하는 등 서로 '코드'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대표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향후 공천 과정에서 '주도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천명했다.
다음은 이 위원장의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주요 내용이다.
-- 어제 총선룰 브리핑 내용이 문제가 됐는데 입장은.
▲ 공천관리위 활동과 관련해서 혼선된 보도가 나가게 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회의 결과를 발표할 때는 내용을 위원 전원이 충분히 알 수 있도록 논의한 뒤에 발표할 것이다.
-- 어제 브리핑 내용이 틀린 것은 아닌가.
▲ 틀린 내용은 없다.
-- 김 대표와 연락하거나 만났나.
▲ (고개를 저으며) 분명한 것은 당 대표는 아무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최고위원회가 관여할 수 있는 아이템이 몇개로 정해져 있다. 그렇지 않으면 공천관리가 안된다. 과거에도 당 대표에 대해서도 공천을 안 준 적이 있다.
-- 김 대표와 이 위원장이 당헌·당규상 공천룰 해석을 다르게 하고 있는데.
▲ 내가 잘 알면 더 잘 알지 김 대표가 어떻게 다 잘 아느냐. 누가 (상향식) 공천룰 밖에서 하겠다고 했느냐. 일부 의원들이 걱정하는 건 자격심사를 엄격하게 해서 경선에 못 들어가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건 현역 의원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신인도 해당된다. 거기에 비박(비박근혜), 진박(진짜 친박근혜) 얘기가 왜 들어가나.
-- 김 대표와 이 위원장의 갈등으로 비쳐진다는 지적도 있는데.
▲ 갈등할 필요가 없는 걸 자꾸 갈등으로 만들면 어떻게 하느냐. 이번 선거에서 지면 큰 일 나는 것 아니냐. 나도 실업자 되지만 김 대표도 실업자 되는 것 아니냐. 공천할 때 돈을 받을 수 있나 뭘 할 수 있나. 갈등할 것은 아무것도 없고 당헌·당규대로 하면 된다.
-- 결국 최고위원회 의결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 공천에 관계되는 것은 이해관계가 걸려있기 때문에 굉장히 민감하다. 최고위원이든 당 대표든 이런 사람들이 끼어들면 결론이 안난다. 그래서 공천관리위에서 알아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결론을 내라는 것이다. 그런데 최고위에는 경험있는 원로들이 있으니 의견을 들으라는 것이다.
-- 여론조사 경선 방식이 합의되지 않으면 100% 국민경선을 하겠다고 했는데.
▲ (공천관리위가 아니라) 내가 그렇게 하겠다는 것이다. 추가로 소위원장들이 모여서 다시 틀을 결정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 결론이 최종적으로 나올 것이다. 어제 얘기한 것은 '나는 그렇게 하겠다'는 것이었다.
-- 의원총회 개최 가능성이 있는데 참석할 것인가.
▲ 공천관리위원장은 여기저기 다니면서 쓸데 없는 얘기를 들으면 안된다. 여기는 여기대로 출을 지켜가면서 예외없이 적용하면 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일문일답]이한구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공관위가 결론”
입력 2016-02-17 18:05